[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초대형IB의 핵심사업인 '발행어음' 사업이 도입된지 3년이 지났으나 4호 사업자의 등장은 아직 안갯속이다. 자기자본 기준에 충족한 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금감원의 제재 등으로 인해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하지 못한 가운데 금감원은 유일하게 인가 신청이 들어온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외부평가위원회를 빠르면 이달 중 개최한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한 곳 뿐이다. 금융감독원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완화되면 가능한 이달 중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업 인가 관련 외부평가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형석 기자 leehs@] |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7년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했지만 그해 12월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로 2년간 허가가 나지 않았다.
현재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할 수 있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현재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증권 등 5곳이다. 그러나 미래에셋대우를 제외한 4곳은 인가 신청에 나서지 않았다.
하나금융투자와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나란히 자기자본 4조원을 넘어섰으나 모두 금융당국에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투와 메리츠는 지난해 9월 해외 대체투자 과정에서 기관투자자에 부당이익을 제공해 각각 기관주의 및 임직원 견책 조처를 내렸다. 금융회사가 기관경고를 받게 되면 신사업에 2년간 진출할 수 없게 된다.
삼성증권은 유령주식 배당사고와 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으로 발행어음 인가신청을 하지 못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시장 상황을 보고 발행어음 사업 진출을 결정하겠다고 밝혔으나, 금감원이 라임펀드와 관련해 일부 영업정지 조치를 예고하며 최근까지 인가 신청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은 이미 발행어음 인가를 받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발행어음 사업자 3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발행어음 수신잔고는 17조4775억원으로 전년동기 11조1430억원에 비해 56.6% 증가했다.
발행어음 수요는 늘고 있으나 한투와 KB 등은 자기자본 2배까지만 판매가 가능한 발행어음의 한도 관리를 위해 신규가입 고객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호 사업자가 나타난다면 발행어음 시장에서 지배력을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은 수익성이 그리 높지 않으나 자기자본의 2배까지 자금조달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대형 증권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자기자본 기준을 충족한 대형 증권사들이 모두 각자 다른 사유로 인가 신청을 받기 어려워 4호 사업자가 출연할 수 있을지 요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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