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최근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 사이에서 미국 지방정부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지방채는 주 정부와 시, 기타 정부기관이 학교, 고속도로, 상하수도 시설 마련 등 공공 목적을 위해 사용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미국 주식 중에서 '뱅가드 비과세 채권(VTEB) ETF가 4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미국의 뱅가드에서 운용하는 VTEB ETF는 미국 지방정부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해당 기간 국내 투자자의 VTEB ETF 순매수 규모는 8342만 달러로 집계됐다. 한화로 계산하면 922억 원이 넘는 금액이다.
같은 기간 VTEB ETF보다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가 큰 종목은 △테슬라(5억8797만 달러) △애플(4억3189만 달러) △바이두(1억3685만 달러)뿐이다.
미 의회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01.07 mj72284@newspim.com |
국내 투자자가 미국 지방채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미국 지방채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이른바 '블루웨이브'(Blue Wave)를 실현한 미국 민주당이 향후 경기 부양을 위해 연방 소득세율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비과세 혜택을 가진 지방채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블루웨이브 이후 미국의 적극적인 부양정책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 써야 될 돈이 증가하게 된다"며 "이를 자금흐름 관점에서 보면 미국 외로 빠져나올 수 있는 자금의 풀(pool)이 축소될 수 밖에 없고, 자산 간으로 보면 주식시장에서 채권시장으로 돈이 빠져나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바이든 정부가 본격 출범하는 과정에서 미국 정치권 혼선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도 지방채 선호도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지방채는 신용등급이 높고 유동성이 풍부해 다른 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또 채권형 ETF의 경우 직접 투자보다 환금성과 편리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투자자를 유인하는 요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의 경우 현실적으로 미국 채권에 직접 투자하기가 어렵지만 ETF를 이용하면 비교적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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