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새벽배송의 선구자로 불리는 마켓컬리가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수혜를 입은 영향이 컸다.
다만 수익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겨졌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전년과 비슷한 1000억원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 눈부신 외형 성장을 이룬 것에 비하면 수익성 개선 부분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사진=마켓컬리] |
◆마켓컬리, 연매출 1조 달성 코앞...유니콘 기업 등극 기대감 ↑
21일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평년에는 400억~500억원 수준이던 월 거래액이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에는 1000억원으로 치솟은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8월까지 발생한 거래액이 이미 직전 해인 2019년 연간 기록치를 뛰어 넘었다. 모바일 플랫폼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마켓컬리의 작년 1월부터 8월까지 발생한 누적 결제금액이 5749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2542억원)보다 126% 늘어난 수치다. 해당 결제액은 만 20세 이상 조사단의 신용카드 등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했다.
이에 따라 마켓컬리 연간 매출도 껑충 뛸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마켓컬리는 다른 통신판매사업자들이 중개수수료를 받는 오픈마켓 사업을 병행하는 것과 다르게 상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거래액과 매출 규모가 비슷한 규모를 기록해 왔다.
이를 감안하면 작년 연간 매출액은 1조원을 약간 밑돌거나 소폭 웃도는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4289억원과 비교하면 2배를 넘는 규모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마켓컬리 매출과 영업손실 추이. 2021.01.20 nrd8120@newspim.com |
컬리 관계자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1조원을 훨씬 넘긴 건 확인됐는데 매출은 아직 정확하게 파악이 안 됐다"며 "다만 상품 직매입 영향으로 연매출이 거래액과 비슷한 점을 고려할 때 1조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여러 변수들이 있어 정확하게는 3월 말 감사보고서 나와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연매출 1조원 달성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만큼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등극에 대한 기대감도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현재 마켓컬리는 예비유니콘 기업으로 등록돼 있다.
지난해 컬리가 2000억원 규모의 시리즈E 투자를 유치했을 당시 투자자들은 마켓컬리의 기업가치를 8000억원 안팎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콘 등극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매출이 배로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1조원의 기업가치로 투자유치에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코로나 덕에 매출 늘었지만 적자는 전년과 비슷...수익성 개선 어쩌나
문제는 수익성이다. 컬리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1000억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재작년인 2019년 영업손실액은 986억원으로 전년(337억원) 대비 3배가량 증가했었다.
지난해 손실액까지 합치면 누적 영업적자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2019년까지 누적 영업손실액은 1589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적자까지 더하면 2500억원가량으로 급증한다.
직매입이 발목을 잡은 것이란 평가다. 주문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마켓컬리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이룬 외형 성장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양상이다. 온라인 장보기 수요로 인해 지난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조원으로 고속 성장했다. 1년 전인 2019년(8000억원)보다 무려 150% 크게 늘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 2021.01.20 nrd8120@newspim.com |
이에 마켓컬리는 올해 수익성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승부처는 물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다음 달 물류센터를 새롭게 열고 하루 주문 처리량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마켓컬리는 다음 달 경기 김포에 물류센터를 열 예정이다. 물류센터 면적은 3만~4만평 규모다. 현재 운영 중인 물류센터 면적의 1.3배가 넘는 수준이다.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대형 물류센터로 구축되는 만큼 하루 주문 처리량도 현재 타 물류센터와 비교해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하루 주문건수는 평균 8만건으로 추산된다. 김포 물류센터가 가동을 시작하면 하루 처리할 수 있는 물동량이 늘어 매출 증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SSG닷컴의 하루 주문건수가 2만건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4~5배 수준이다.
상품도 차별화를 꾀한다. 올해도 자체 제작 제품인 '컬리스' 상품군 확대에 나선다. 컬리스 취급 상품 수는 지난해 60개 상품에서 지난 19일 현재 74개로 증가했다. 지난 한해 판매된 상품 규모는 총 380만개에 이른다. 세부적으로 보면 우유·달걀·두부·김치·물 등 식품을 비롯해 칫솔·물티슈 등 비식품까지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적자 규모는 작년과 비슷한 1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매출액 대비해서 보면 영업손실률은 개선됐다고 보고 있으며 올해 물류센터를 오픈하고 상품 구색을 확대하면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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