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조 바이든 시대가 개막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은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고 천명한 그의 발언처럼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기후변화 등으로 급변하는 국제환경 속에서 역사적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이든의 미국은 예측 불가능했던 '트럼피즘'에서 벗어나 중국을 견제하고 동맹을 존중하는 합리적인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하는 데서 출발할 전망입니다. 뉴스핌은 '바이든 시대'가 한미동맹과 대북정책, 보호무역주의를 비롯해 한국과의 정치·경제·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하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바이든 행정부의 탄생에 전 세계의 이목이 미국을 향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김영호 의원은 생각보다 빨리 북미 관계가 진전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와 달리 동맹 우선의 외교관계를 추진하겠다고 한 것을 들어 이같이 주장했다. 이전 정부 내내 한미 간 갈등요인이었던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조만간 타결점을 찾을 것이라고 봤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트럼프 정부의 여러 문제점을 바이든 정부에서는 잘 파악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북미 관계는 생각보다 빨리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 중심에는 한국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북미 대화 시작 시점은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취임하면 이후 정부 측에서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정부 당시 추진했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며 "한미 정상회담 때 북미 관계도 의제의 우선 순위를 차지할 것인데, 바이든 대통령도 관심을 많이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우리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도 주문했다. 그는 "남북관계 영역에서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닌 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할 필요가 있다"며 "그동안 우리 정부에서는 인도적 지원 등 제재 대상이 아닌 것들도 미국과 긴밀히 협조 요청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재 대상이 아닌 것까지 하나하나 확인을 받다보면 속도가 늦어질 뿐 아니라 북한의 입장에서는 한국이 모든 대북관계를 미국에 의존한다는 인식을 줘 우리나라의 역할이 줄어드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은 돌파구를 통해 북미 관계 개선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발언하고 있다. 2020.07.24 kilroy023@newspim.com |
다음은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비판이 미국 내에서 있는 상황인데요. 바이든 시대, 한미 관계는 어떻게 진행될 것이라고 보십니까.
▲대북전단 문제는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보지 않아요.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이해심이 많아요. 제가 바이든 대통령의 전 보좌관인 프랭크 자누치 맨스필드재단 대표와 만나봤는데 합리적인 생각을 갖고 있더라고요. 대북 관계에 대해서도 그렇고, 외교 관계에 대해서도 우리의 입장과 큰 차이가 없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트럼프 정부와 달리 동맹국을 중심으로 외교 관계를 펼치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입장이 있으니 한미동맹은 더 강화될 것이고요. 무역이나 군사 부분도 우리 정부가 예측하고 있는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정부는 상식적으로 접근할 것이고 동맹관계를 중시할 것인데요. 우리 정부와 같은 입장입니다.
-트럼프 정부에서 내내 갈등 요인이 됐던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바로 해결될 수 있을까요.
▲분명히 타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과정 중에서도 한국에 요구하는 방위비 분담금이 너무 과도하다고 했었거든요.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정부에서도 대중 압박 전술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은데요. 우리가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계속될까요.
▲바이든 정부는 시스템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 할 것입니다. 동맹과 국가의 가치를 중심으로 한다는 것인데요. 이제는 한국 정부가 중견국 즉 호주나 독일 등과 힘을 합쳐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중재 역할을 하고, 우리의 나갈 방향을 찾는 것도 이제는 검토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넘버 1·2의 패권 경쟁 속에서 생존 방향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틈새 영역에서 중견국가들의 활로를 찾는 것도 같이 해야 합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시대부터 시작한 최고위층에서 협상을 시작하는 방식을 따르지 않을 전망인데요. 북미 관계 개선은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십니까.
▲하노이 회담 수준으로 당장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 그룹은 보고 있습니다. 실무선에서 면밀히 북한과 접촉해서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야겠죠. 사실 트럼프 정부에서도 실무진이 모든 것을 분석해서 그 방식을 택했지, 바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난 것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트럼프 정부의 여러 문제점을 바이든 정부가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민주당과 바이든 정부는 그동안 검토했던 대북관계 정책을 바탕으로 트럼프 정부의 실수를 잘 분석해서 대북관계가 생각보다 빨리 진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중심에는 한국정부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kilroy023@newspim.com |
-바이든 정부의 외교적 우선순위는 북한보다는 이란 핵협상 재개가 될 가능성도 있는데요. 바이든 정부의 북미대화는 언제쯤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대북 관계의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은 우선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정상회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취임하고 바이든 정부가 시작되면 우리 정부 측에서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정부 당시 추진됐던 한반도 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할 것입니다. 분위기를 만들면 한미 정상회담 때 북미 관계도 의제의 우선 순위가 될 것이에요. 바이든 대통령도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질 것입니다.
-바이든 정부에서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남북관계 영역은 뭐가 있다고 보십니까.
▲우리 정부는 남부관계 영역에서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닌 일들에 대해서는 좀 과감할 필요가 있어요, 그동안 우리 정부에서는 인도적인 지원 등 제재 대상이 아닌 것들도 미국과 긴밀히 협조 요청을 해왔는데요. 제재 대상이 아닌 사업은 통일부가 과감하게 나서줘야 합니다. 제재 대상이 아닌 것까지 하나하나 컨펌을 받다보면 속도가 늦어집니다. 북한의 입장에서도 모든 대북관계를 한국이 미국에 의존한다는 인식을 줘서 모든 것이 북미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는 인식을 줄 것입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역할이 줄어드는 결과가 될 수 있어요. 제재 대상이 아닌 여러 사업이나 일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과감히 진행해야 합니다. 그랬을 경우 미국도 특별한 이견을 보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므로 국제사회의 규범이나 규칙을 어기는 것이 아니라면 미국도 충분히 우리의 상황을 이해할 것입니다. 우리가 그런 돌파구를 통해 북미 관계 개선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우리가 주도권을 좀 더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기된 국회 외통위원들의 방미 일정은 언제가 될까요.
▲2~3월 중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미국이 좀 정상화되고 안정화된 이후 미국 상하원 의원들이 많이 모일 때 가려고 합니다. 코로나도 미 상하원 중에서 60명 정도 감염돼 있다는 말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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