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20일(현지시간)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로 외국을 국내 경제에 피해를 주는 적으로 여겼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잠재적 파트너로 보고 교역정책을 펼칠 전망이다.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고치기 위해 대규모 관세 부과와 같은 직접 공세를 펼쳤던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적으로 바이든 정부는 동맹국과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중국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회의 반대가 강해 버락 오바마 전 정부에서 주도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같은 다자간 무역 합의가 다시 추진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46대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01.21 mj72284@newspim.com |
◆ 기업→노동자, 외국=적→파트너로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4일 자 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교역정책이 제조업 일자리에 집중하며 미국 중산층 소득을 개선하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조를 반영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외국을 적이 아닌 잠재적 파트너로 여길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국제 제도 안에서 무역에 관한 규칙을 정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를 비난해 왔다.
WP는 바이든 대통령이 관세를 활용한 정책을 4000억 달러의 '미국을 사라'(Buy America) 이니셔티브와 3000억 달러의 클린에너지 리서치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바이든 정부의 무역정책이 미국의 일자리를 보호하며 미국인 노동자를 돕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서도 강경한 기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인준 청문회에 참석한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명자는 "중국은 덤핑과 무역 장벽 구축, 기업에 대한 불법 보조금 지급으로 미국 기업보다 싼 가격에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지식 재산권을 훔치고 강제 기술 이전 등 불공정한 기술적 우위를 제공한 관행에 연루된 관행을 지속해 왔다"면서 "중국의 낮은 노동 및 환경 기준을 포함해 이러한 관행들에 우리는 모든 수단을 활용해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타이 대표는 지난주 지명 후 첫 공개 발언을 통해 새 정부의 무역 정책이 중국의 무역 관행에 맞서고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를 이행하는 데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론 와이든(민주·오리건) 상원의원은 지난주 바이든 정부에서 무역과 관련한 규정의 엄격한 이행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와이든 상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인권 문제에 맞서며 동맹국들과 협력하는 전략 중 하나의 요소로 활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옐런 지명자는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동맹국과 협력을 꼽았다.
◆ 다자주의 복원은 난망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이전 미국이 주도했던 다자간 무역 협정 체결 기조가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오바마 전 행정부는 미국과 11개국의 TPP 체결을 주도했다. 이 협정은 역사상 최대 무역협정으로 전 세계 경제의 40%를 차지하는 국가들이 참여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TPP는 커다란 반대에 직면해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TPP에서 탈퇴를 선언했다.
다만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바이든 대통령이 정권을 잡았어도 미국의 TPP 재가입은 요원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미국 외교관을 지낸 컨트롤 리스크스(Control Risks)의 데인 챔머로 파트너는 CNBC와 인터뷰에서 "새 바이든 정부 인사 사이에서 TPP에 가입하고 싶은 바람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정치적으로 생각해야 하며 무역 자유화는 그다지 인기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챔머로 파트너는 "다자주의 시대는 지나갔고 무슨 당인지 상관없이 정치인들이 이것을 팔기는 매우 어려워졌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과 유럽연합(EU)에 부과한 관세가 당장 철폐될 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바이든 당선인은 해당 관세 철폐와 관련해 약속한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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