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북한주민들이 코로나 방역용 마스크값이 너무 비싸 1회용 마스크를 한 달 넘게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평안남도 성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새해 들어 당국은 또다시 코로나 방역전선을 철통같이 다진다면서 방송차로 거리를 돌면서 하루에도 몇 번 씩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라는 방송을 불어대고 있다"며 "마스크 규찰대의 단속이 강화되고 있어 지금은 어디가나 마스크 미착용자를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쓴 김재룡 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 부장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
소식통은 "주민들이 착용하는 마스크는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되어 상점이나 장마당에서 유통되고 있는 일회용 마스크"라며 "일회용 방역마스크 가격은 내화 3000원인데, 4인 식구가 한 끼 먹을 식량가격과 맞먹어 웬만한 주민들은 한번 구매한 마스크를 보름 이상, 심한 경우 한 달 넘게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어 "하루하루 먹고 사느라 힘든 주민들의 경우에는 방역마스크 교체는 아예 신경도 쓰지 못하고 일회용 마스크를 빨아가면서 수개월 째 사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며 "결국 가난한 주민들은 겉 모습만 마스크를 착용한 것이지 코로나 비루스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실제로 쓰나마나 한 오래 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주민들 중에는 기침과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많은데 이들은 일단 고열과 기침 증상이 있으면 무조건 격리조치되기 때문에 장사활동을 못해 생계에 위협을 받게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0일 "코로나사태가 시작된 후 지금까지 당국은 각 지역마다 마스크 생산기지를 늘리고 일회용 마스크를 대량 생산하도록 다그치면서도 주민들에게는 방역마스크를 한 번도 공급하지 않았다"며 "대신 생산된 1회용 마스크를 상점과 장마당을 통해 비싸게 팔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국내서 생산된 일회용 마스크는 작년 11월말까지만 해도 내화 5천원에 판매되다 요즘 3천원으로 내려갔지만, 일반주민들이 일상적으로 구매하기에는 여전히 비싼 가격"이라며 "때문에 잘사는 사람들은 일회용 마스크를 매일 새걸로 교체해 사용하지만 일반주민들은 일회용 마스크를 짧으면 열흘, 길게는 한 달 이상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결국 남녀로소 누구나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고는 있지만 이는 마스크 미착용자들을 노동단련대에 수감하고 처벌하는 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한 것이지 코로나비루스방역에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평안남도와 평안북도 장마당들에서 판매되고 있는 입쌀 한 키로 가격은 내화 3600원, 옥수수쌀 가격은 2000원이며 일회용 방역마스크 가격은 개 당 내화 3000원, 수입(중국산) 마스크는 5000원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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