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이명박 정부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를 통해 정권에 비판적인 민간인을 사찰하고 댓글 공작을 지시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배득식(68) 전 기무사령관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구회근 부장판사)는 21일 오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 전 사령관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국방부 사이버 댓글공작 의혹을 받고 있는 배득식 전 국군기무사령관. 2018.05.17 leehs@newspim.com |
재판부는 배 전 사령관이 인터넷 상에서 당시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고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이들을 신원조회한 일부 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우리 헌법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별개로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기무사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이들을 신원조회해 사생활과 언론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기무사령관에 부임하기 이전부터 민간인 신원조회가 무분별하게 있었다고 해도 소속 부대나 부대원을 지휘·감독할 막중한 권한을 가진 피고인이 업무 집행의 적법성과 정당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은 채 위법·부당한 지시를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직업군인으로 36년간 복무한 점, 1심이 유죄로 인정한 여러 공소사실 중 당심에서는 신원조회에 한정해 유죄를 인정한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녹취록을 청와대 홍보수석실 산하 뉴미디어비서관실에 전달한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동일하게 무죄로 봤다.
앞서 배 전 사령관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이른바 '스파르타'로 불리는 기무사 내 댓글조직을 운영하고 대북 첩보계와 사이버전담팀을 통해 2만여건의 댓글을 남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정부와 대통령에 비판적인 댓글을 쓴 인터넷 아이디 310여개를 조회하고 그 중 18개 아이디에 대해 신원을 조회하는 등 민간인을 사찰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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