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중미 관계 앞날에 낙관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중국 제몐(界面)신문이 중미관계에 정통한 싱크탱크를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제몐신문은 중미 관계 연구 최고 싱크탱크인 글로벌화싱크탱크(CCG, 중국글로벌화 센터)의 '바이든 시대 중국과 미국, 추세와 대응'이란 보고서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시대 미국의 대 중국 정책은 한층 이성적으로 바뀌고 중미 무역협상도 예상보다 일찍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함께 글로벌화싱크탱크(CCG)는 중미간 대화와 협력의 여지가 한층 넓어지고 양국간 교류가 다방면에 걸쳐 트럼프 시대 보다 훨씬 활발해질 것이라며 모두 4가지 측면에서 중미관계 전망을 낙관적으로 예측했다.
CCG는 첫번째로 바이든 대통령이 규칙과 경험을 중시하는 이성적 성향의 인물로 향후 미중 관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가측성'에서 벗어나 한층 이성적이고 투명성이 높은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CCG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근래 미국 대통령 중 중국을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 중국을 4 차례 방문했으며 덩샤오핑부터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 주석 까지 4명의 중국 최고 지도자를 모두 만난 바 있다. 중국의 학계 정계 경제계 많은 인사들과도 두루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바이든 새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와 인종갈등, 경제회복의 난제를 풀기 위해서 라도 충돌보다는 양국 고위층간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며 중미간에 군사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고 밝혔다.
두번째로 CCG는 바이든 정부 시대들어 중미 무역협상이 예상보다 이르게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수주의와 보호주의 기조하에서 '301조 조사'를 구실로 무역전쟁을 도발했다.
미국은 3700억 달러의 중국 대미 수출품에 대해 7.5%~25%의 관세를 부과했다.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 중단조치를 내렸다. 중국 입장에서 볼때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랙리스트를 통해 중국기업을 제재하는 등 중미 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갔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식을 마친 뒤 의회에서 취임식과 내각 인선과 관련한 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2021.01.21 chk@newspim.com |
미중 무역협상은 23개월 동안 13차(20 차례 회의)에 걸쳐 개최됐다. 중미 쌍방은 2020년 1월 15일 1단계 무역협의에 도달했다. 중국은 2020년 1월~2021년 12월까지 대미 수입(상품 서비스)액을 2017년 대비 2000억 달러 이상 늘리기로 약속했다.
대신 미국은 2019년 12월 15일 잔여 1600억 달러 상품에 대한 관세를 취소하고 2019년 9월 이미 부과한 상품(1200억 달러) 관세율을 15%에서 7.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다만 2500억 달러 상품에 대한 25% 관세는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CCG 보고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당장 기존 1단계 무역 합의의 틀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시간을 두고 대중국 무역 정책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중국 고관세 부과가 사실상 미국 소비자와 기업에 대한 '증세'라는 입장이다. 그는 지재권과 기술특허 분야에서 중국을 상대하는 최상책은 단변 관세 부과가 아니라 우방국과 연대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보고서는 화교인 미국 무역대표부(USTR) 캐서린 타이 대표가 전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보다는 다변주의 성향이 짙다며 다만 이것이 대중국 강경 정책의 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놨다. 중국에서도 1월 13일 캐서린 타이 대표의 카운트 파트너격인 위젠화(俞建华) 상무부 국제무역협상 대표를 임명, 양측이 마치 무역협상 재개를 준비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미국의 기업 단체인 미국상회는 중국이 바이든 대통령 취임 초기에 고위 관리를 미국에 파견해 쌍무 관계와 무역 협력 확대를 위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향후 무역협상이 재개되면 논점은 중국의 과도한 미국 수출 축소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전망이다.
세번째로 중국 CCG보고서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 시대에는 중미 다변주의 협력 영역이 한층 확대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이와관련 중국은 바이든 새 정부에 다변주의 추세로 복귀, 중미가 기후변화와 코로나19, 글로벌 무역규칙 등에 대해 대화 협력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끝으로 CCG보고서는 바이든 신 행정부 출범에 따라 중미 사이의 인문 교류가 다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미국 비자를 받은 중국인 유학생 수는 2016년 50만 2214명에서 무역분쟁으로 인해 2019년 38만 8839명으로 줄었다. 2020년(4월~9월)에는 코로나19 까지 겹쳐 808명으로 99%나 줄어들었다.
CCG보고서는 미중 대국간 경쟁은 일부 구조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이전 미국 오바마 행정부 때 부터 대중국 억제 기조가 형성됐다며 정권 교체로 당장 이런 기조가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 시대에도 미중 대결은 훨씬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겠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내치 중시와 다변주의 대외 정책 성향은 미중 관계를 협력적 경쟁으로 개선시켜 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