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세계 최대 반도체 종합 기업 인텔이 내년에 출시할 반도체는 직접 생산하겠지만 향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을 점차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동안에는 설계와 생산 모두를 직접 담당했는데 이번 발표로 삼성전자와의 협력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김학선 기자 yooksa@ |
팻 겔싱어 차기 인텔 CEO는 21일(미국 현지시간) 진행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점점 더 많은 양의 칩 제조를 외부 파운드리에 아웃소싱 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7나노미터(nm) 공정 문제점들이 회복되고 있다"며 "7nm 프로세서 제품은 2023년부터 출시될 예정이며 대부분은 인텔 내부에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기 때문에 특정 기술이나 제품은 외부 파운드리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파운드리 활용 계획이나 7nm 프로세서와 관련된 구체적 로드맵은 이날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달 15일 정식 취임 후에 밝히겠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인텔의 파운드리 활용 계획에 삼성전자가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날 미국 IT전문매체 세미어큐레이트가 인텔이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계약을 맺었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가능성을 높였다.
이 매체는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300mm 웨이퍼 월 1만5000장 규모로 인텔 칩을 생산한다고 전했다.
오스틴 공장은 14나노미터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나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는 14nm보다 최신 공정에서 만들어 진다. 이로 인해 인텔이 최신 공정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칩셋을 맡겼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나 PC메인보드에 필요한 칩셋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인텔과의 협력은 칩셋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이후 오스틴 팹 2공장 증설을 통해 5nm 이상 선단공정에서의 고부가 제품 양산이 시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와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전세계 파운드리 업체 중 10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최신 공정을 담당할 수 있는 곳은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뿐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와의 계약이 사실이라면 인텔 입장에서는 TSMC의 독점 계약보다 삼성전자와의 듀얼 벤더 활용 방안이 주는 장점에 주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최신 공정 계약에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인텔로부터 첫 수주에 성공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과 계약이 성사된 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동시에 향후 추가 수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최신 공정 계약이 아니더라도 인텔과 첫 거래가 성사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이를 시작으로 향후 또 다른 협력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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