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김대중 정부 시절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알려진 '이용호 게이트'의 당사자 이용호(63) 전 G&G그룹 회장이 횡령 등 혐의로 추가 기소돼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2부(윤종구 부장판사)는 26일 오후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회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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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1심이 유죄로 인정한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횡령 등 이 전 회장의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일부 횡령 범행은 무죄로 판단했다.
이 전 회장은 공범 김모 씨가 신용협동조합에서 관련 서류를 위조해 불법 대출받은 자금 250억여원이 범죄수익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죄수익은닉법과 관련된 대법원 판례 취지에 따라 피고인이 김 씨의 범행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배임과 기망 등 방법으로 부실대출을 받고 있었다는 점을 충분히 짐작했다고 볼 수 있다"며 고의성을 인정했다.
아울러 주주로 있는 상장사 주식을 담보로 83억여원을 대출받고 공시하지 않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투자사 회삿돈 12억여원을 개인 빚을 갚는 데 쓴 횡령 혐의 등도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양형에 대해 "횡령으로 인한 피해액 등 양형에 참작할 부분이 있지만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고 횡령액으로 인정된 금액이 크다"며 "양형기준 등을 살펴봤을 때 일부 무죄가 있어도 1심과 달리 양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에서 충분히 방어권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고민했다"며 "1심에서 증거조사 등 방어권을 행사했고 항소심에서도 어느 정도 방어권 행사가 이뤄졌다고 봐 실형에 따라 법정구속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2015년 구속 기소됐으나 재판 도중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으나 이날 실형 선고로 다시 구속됐다.
앞서 1심은 "피고인은 기업 관련 범죄로 다수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직전 형이 종료된 후 3년이 지나지 않아 누범 기간 중 자숙하지 않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하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용호 게이트'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대 초 이 전 회장이 정·관계 유력인사의 비호를 받으며 보물선 인양 사업을 명목으로 주가를 조작하는 등 대표적 권력형 비리 사건이다. 이 전 회장은 이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한편 이 전 회장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돈세탁 창구로 알려진 해덕파워웨이 전 대표 이모 씨가 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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