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은 26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나 공수처의 독립성과 중립성 훼손 논란에 대해 "그런 우려들이 불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만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공수처 차장 단수 제청은 처장의 권한인데, 벌써 복수 추천을 하면 대통령이 선택권을 가지니까 법치주의와 다른 것 아닌가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김 처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수처 차장을 "복수로 제청하겠다"고 밝혀 정치적 중립 논란을 낳았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을 접견, 악수하고 있다. 2021.01.26 leehs@newspim.com |
주 원내대표는 "보통 고위 공직에 임명되면 축하드려야 하는데 하도 어려운 자리를 맡아서 축하를 드려야할 지 위로를 드려야할 지 모르겠다"며 "공수처에 대한 우리 야당 입장은 아시다시피 매우 복잡 미묘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법 또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법 입법이 논의된 지 20년 이상이 됐다"며 "첫 논의들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법무부 장관, 검찰 총장, 검사들 이 라인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는 수사를 잘 못하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수처가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 대통령이 지명하니까 야당으로서 공수처장은 '야당이 지명하면 살아있는 권력으로부터 수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했다"며 "2018년 당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야당 추천을 수용하겠다고까지 교섭단체에 얘기했는데 그것이 안 된 채로 패스트트랙으로 지나갔다"며 공수처 출범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야당의 공수처장 후보 비토권 무력화 ▲공수처의 수사권·기소권 미분리 등의 문제점을 열거하며 "왜 야당이 공수처법에 대해 저렇게 반발하는지 지켜봐주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기구는 입법·사법·행정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별도의 기구로 만들어져 있고 대통령 산하 기관도 아니다"라며 "처장이 중심을 잘 잡아서 우리나라 경찰, 검찰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 봐주는 거니까 그 정신을 잊지 말고 조직을 이끌고 장악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런 것을 살펴서 검찰이 제 자리로 갈 수 있도록 하는 일, 대통령을 비롯한 검찰이 할 수 없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등을 잘 해달라"며 "공수처에 대해 야당이 반대하고 걱정했던 게 기우였던 걸로 알게 해 주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처장은 "제가 주 원내대표님 말씀은 계속 경청하고 있다"며 "최근에 공수처 차장 복수 제청 문제에 대해 원내대표가 말한 걸 경청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저한테도 여러 법률가와 법학자들이 문자도 보내고 양론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며 "결국 공수처장은 물론 차장도 정치적인 독립성, 중립성이 충분히 담보되는 사람이어야 공수처라는 새로운 조직이 정상적으로 가지 않겠냐는 말씀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여야 의원들이 보는 각도는 다르지만 조국을 위한, 공정한 수사와 기소를 위한 마음을 제가 느낄 수 있었다"며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이 앞으로 올바르게 가기 위해 헌법 정신에 입각해서, 인권을 충분히 옹호하면서도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그런 일이 있다면 저희가 찾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주 원내대표와 20여분 간의 비공개 회동을 마치고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 차장 복수 추천에 관련 얘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그 얘기는, 하여간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김 처장은 앞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접견한 뒤에도 '차장 복수 제청 관련 얘기는 없었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친 후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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