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김승현 기자 = "나라를 살리기 위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결심했다. 제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불확실성을 없애면 다른 누군가가 나타나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몸을 던졌다."
오는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다짐이다. 명실상부 정치권의 대선주자인 안 대표는 "야권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면 끝이라는 생각에 노선을 바꿨다"며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통해 정권교체를 위한 교두보를 놓겠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지난 25일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에서 가진 뉴스핌과의 단독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과 함께 대선을 접었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했다. 제 역할은 서울시장으로서 서울 시민들에게 혁신적인 시정을 보여드려 야권에 책임을 맡기면 바뀐다는 것을 체감시켜 드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서울시장으로서 서울을 5년 동안 많이 바꾸는 것이 제가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힘줘 말했다.
최근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안 대표는 취임 후 90일이 '승부처'라고 전했다. 그는 "'퍼스트 나인티 데이즈(First Ninety Days)', 첫 90일의 원칙이 중요하다"며 "곧바로 성과를 올릴 순 없지만 처음에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만 있으면, 임기 내내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안 대표는 야권이 후보 단일화를 이뤄도 더불어민주당과의 승부에서 박빙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하면 100% 필패다. 반드시 지는 구도"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지금부터라도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실무협의를 시작해야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고, 확실한 단일화 합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3월까지 5~6주 동안 양당이 서로 갈 길만 간다면 지지자들의 속만 탈 것이다. 지금 당장 실무협의를 시작해야 야권 지지자들이 불안해하지 않으면서 지치지 않고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 반드시 진다. 이길 수 없는 선거다. 양자구도여도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초박빙이다. 그래서 3자 구도가 되면 100% 진다"면서 "이번에 지면 내년 대선도 희망이 없다. 야권 전체가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고 언급, 절박한 어조로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4.7 재보궐선거에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1.25 kilroy023@newspim.com |
다음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일문일답.
-왜 대선이 아닌 서울시장에 출마했나. 대선주자가 하향지원을 하면서 서울시장 선거가 불붙었다. 대선보다 더 관심이 가는 상황이다.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
▲한마디로 나라를 살리기 위해서다. 서울시장이 바뀐다고 나라가 바뀌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대선을 준비해왔다. 정권이 교체돼야 나라를 바꿀 수 있고, 살릴 수 있다. 대선 지지율 여론조사를 보면 조금씩 결과는 다르지만 제가 야권 후보 중 1위였다. 그만큼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 정치계 원로, 언론인, 학자, 경제인 등 많은 분들이 저를 찾아와 '아무리 대선 준비를 열심히 해도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이 패배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 또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가운데 승리할 수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제 목표는 대선이었지만,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전망이 너무 불확실했기 때문에 대선 그림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는 이 불확실성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12월 20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했을 때 일주일 만에 세 가지 일이 동시에 생겼다. 첫 번째는 민주당이 공수처법을 밀어붙였다. 지난해 공수처법이 패스트트랙에 상정됐을 때 야권에게 비토권이 있다는 자신들의 말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사실상 의회민주주의가 완전히 붕괴됐다. 바로 그 다음날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위원회가 열렸다. 이것이야 말로 대한민국 법치주의가 무너진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다음날은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가장 분노한 순간이었다. 국가 지도자가 국민들에게 대놓고 거짓말을 한 광경은 처음 봤다. 당시 정부가 실제로 계약했던 백신은 1000만명 분이었고, 4400만명 분 백신은 실제로 계약된 것이 아니었다. 비유를 하자면 온라인 쇼핑할 때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것을 샀다고 주장한 것이다. 제가 반드시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불확실성을 없애면, 다른 누군가가 나타나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몸을 던졌다.
-자타공인 정치권을 대표하는 대선주자다. 대선 주자로서 차기 대선 출마를 포기하고 서울시장 선거에만 전념하는 것인가.
▲제가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면서 대선을 접었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했다. 저는 제 역할을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을 넘어, 서울시장으로서 서울 시민들에게 혁신적인 시정을 보여드려 '야권이 책임을 맡으면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라는 것은 체감하게 만드는 것으로 규정했다. 그게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확률을 가장 높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선후보는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국민들이 인정하고 자격을 부여해 준 사람만이 대선후보로서 본선에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서울시장으로서 서울을 5년 동안 많이 바꾸는 것이 제가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서울시장의 임기는 1년 2개월이다. 짧은 임기 동안 무슨 일을 집중적으로 할 생각인가.
▲ 제가 가장 오랫동안 해왔던 일이 조직관리다. 기업의 CEO, 대학 교수, 대학원장까지 모든 조직을 관리해왔다. 또 정치를 시작한 뒤 정당 대표만 4번째다. 정치를 해왔던 기간 내내 정당 조직을 관리하고 모든 전국단위 선거를 지위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퍼스트 나인티 데이즈(First Ninety Days)', 첫 90일의 원칙이다. 임기 90일 동안 하지 못한 일은 임기 내내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곧바로 성과를 올릴 순 없다. 다만 처음에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만 있다면, 임기 내내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1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회사에 전문경영인으로 들어갔을 때 1년 동안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그 회사는 망한다. 서울시라고 다르겠나.
-야권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단일화 후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입당 또는 합당을 통해 범야권단일후보로 접근할 생각은 없나.
▲범야권 단일 후보가 나와야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다만 여기서 주의 깊게 봐야할 점은 생각이 다른 두 지지자 그룹이 있다는 점이다. 한쪽은 오랜 기간 동안 국민의힘을 지지한 지지자, 또 다른 한쪽은 민주당에 실망했지만, 국민의힘을 선택하지 못하는 지지자들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50%가 넘는 국민들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한다. 여권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응답한 결과는 30%에 불과하다. 다만 똑같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35%다. 여기에 열린민주당 지지율인 3~5%를 합치면 40%가 나온다. 반면 국민의힘은 20~25%대에 갇혀있다. 전체적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더 많은 것이다. 지금까지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가운데 저만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는 상황인데, 저조차 야권 단일후보를 만들어도 박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욱 긴장해야 하는 것이다.
아울러 제1야당이 전국단위 선거에서 4연패를 했기 때문에 좌절하고 있고, 5연패를 당하면 끝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서울에서는 10년 동안 졌다. 몇 연패를 당한지 셀 수도 없다. 서울이 얼마나 어려운 곳인지 제1야당은 모르는 것 같다. 야권에서 네거티브하게 다퉈서 단일후보를 만들면 100% 질 수밖에 없다.
-범야권단일후보를 내세워서 민주당과 양자구도를 만들어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인가.
▲그렇다. 비관적인 생각이 아니라 굉장히 객관적이고, 냉정한 분석이다. 그렇기 때문에 후보들을 유리그릇 다루듯 다뤄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치켜세워주고 난 뒤 단일후보를 뽑아야 승리 가능성이 있다.
-입당 또는 당대당 합당을 통해서는 큰 시너지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가.
▲우선 입당 요구에 대한 정확한 명칭은 탈당 요구다. 국민의당에는 현역 의원들이 있고 당원들도 있다. 최근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도 10%가 나온다. 만약 제가 탈당해서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해서 단일후보가 되도 이 사람들의 지지가 떨어져나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야권 전체의 손해다. 또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공당 대표에게 아무렇지 않게 탈당 요구를 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 굉장히 비상식적인 요구다. 다만 지금까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은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처럼 잘못 전달될까봐 말을 아꼈다. 합당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잘랐기 때문에 가능성이 없다. 또 당무위원회, 중앙위원회를 거쳐 전당대회까지 치러야 하는데, 서울시장 선거를 70여일 앞둔 상황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야권은 어떻게 하면 생각이 다른 양측 지지자들을 잃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는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굉장히 난이도가 높은 문제다. 서울시장 선거가 야권에게 굉장히 힘들고, 난이도가 높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확실하게 인식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그럼에도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생각은 확고한 것인가.
▲그렇다. 제가 지난주에 오픈경선 플랫폼을 제안했다. 다만 언론에서 오픈경선 플랫폼만 중점을 두고 보도했지만, 실무협의를 시작하자는 것이 골자다. 저는 오픈경선 플랫폼을 제안했고, 김종인 위원장은 3월초 1대1로 단일화를 이루자고 제안했다. 서로가 제안한 방법을 모두 포함해서 지금부터 실무협의를 해야 한다. 실무협의를 지금부터 해야 하는 이유는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1대1 단일화가 2주 만에 이루어진 적이 없다. 늦어지면 단일화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불발될 경우 3자 구도에서의 승산은 어떻게 보고 있나.
▲야권 단일화가 이루어져도 박빙인데, 이루어지지 못하면 확실하게 패배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어부지리로 서울시장을 가져가게 된다. 야권끼리 2~3등을 다툴 이유가 없다. 지금부터라도 실무협의를 시작해야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고, 확실한 단일화 합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만약 3월까지 5~6주 동안 양당이 서로 갈 길만 간다면 지지자들의 속만 탈 것이다. 실무협의를 시작해야 야권의 지지자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지치지 않고 기다릴 수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될 수 있다고 보나. 또 궁극적으로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된 뒤 제3의 링에서 단일화를 하자는 것인가.
▲제3의 링을 통해 단일화를 하자는 것까지 모두 포함해서 실무협의를 하자는 것이다. 이전 단일화 합의문들을 찾아보니 공통적으로 3가지를 반드시 합의해야 한다. 첫 번째는 우리가 왜 단일화를 해야 하는지, 목적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단일화의 방법이다. 국민의힘이 제안한 100% 시민 여론조사 경선도 아직 합의된 것은 아니지 않나. 세 번째는 야권의 단일후보가 서울시장이 당선된 후 정책 방향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그래야 양쪽 지지자들이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정책을 한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은 공통된 부분도 있지만, 다른 부분도 분명히 있다. 특히 정책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점이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실무협의에 들어서야 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4.7 재보궐선거에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1.25 kilroy023@newspim.com |
-새정치를 표방하며 정치판에 뛰어든지 10년이 흘렀다. 창당도 많이 했고, 선거 돌풍도, 선거 패배도 겪었다. 그간 함께 했던 인사들 중 언론에서 이른바 '안잘알(안철수를 잘 안다)'이라고 이름 붙이는 인사들이 있다. 안잘알이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그들은 대체로 '소통' 문제를 지적하는데, 안 대표가 항상 강조하는 진심과 소통은 무엇이며 그들의 비판에 무엇이라 답하겠는가.
▲일단 제가 부족한 사람이다. 또 한편으로 안잘알이라고 하시는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2012년 9월에 정치를 시작한 뒤 8년 반 동안 끊임없이 어려운 길을 걸어왔다. 쉬운 길은 덩치가 큰 정당에 속해서 정치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저는 이 길이 옳은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떤 분은 저에게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제3지대에서 가장 오랫동안 살아남았다고 하셨다. 저를 정치에 불러낸 분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했을 때 결국 두 가지라고 생각했다. 노선의 문제와 정치문화의 문제다. 노선에 대해서 저는 어떤 진영에 사로잡혀서 정치를 하지 않는다.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했고, 문제해결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 제일 먼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최선인가. 보수적인 방법인가, 진보적인 방법인가. 둘 다 시대에 맞지 않으면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도실용정치의 길이다. 전 중도실용정치의 길을 걷겠다는 것이다.
정치문화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정치의 3대 폐해가 있다. 부정부패 정치, 패거리 정치, 왕처럼 군림하는 정치다. 이 세 가지를 바꾸기 위해 정치를 시작했다. 공익을 위한 공사로서의 정치를 하고, 왕처럼 군림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도와주는 정치 본연의 길로 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길은 너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제 주위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잠깐 동안 민주당에 속해 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곁을 떠났다. 리더로서 주위 사람들에게 어려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여건에 빠뜨렸다. 그렇지만 저와 함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원망하는 마음은 전혀 없다. 그럼에도 진정한 '안잘알'들은 지금까지 저와 함께한 사람 아니겠나. 8년 반 동안 저와 함께 있는 사람들보다 더 저를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서울 시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부동산 문제다. 5년 동안 74만6000호를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1년 2개월 동안 실질적으로 공급할 수는 없다. 어떤 변화를 보여줄 생각인가.
▲ 서울 시민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는 두 가지다. 코로나19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죽고 사는 문제, 부동산 정책과 민생경제를 포함한 먹고사는 문제다. 이 두 가지 문제에 1년 동안 집중하려고 한다.
이 가운데 부동산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부동산 정책은 중앙정부에서 할 수 있는 몫이 크고, 서울시장이 할 수 있는 몫은 작다. 그럼에도 지난 10년 동안 서울의 모습을 보면 현 정권 이전부터 잘못된 정책집행으로 주택 공급을 완전히 막았다. 첫 번째로 모든 부동산 정책을 공공위주로 하고, 민간이 활동할 수 있는 여지를 막았다. 공공임대주택, 공공재개발을 내세워 이익을 전부 환수했기 때문에 민간 기업이 나설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실제로 서울시 전체 주택 중 공공주택은 10%에 미치지 못한 8%에 불과하다. 민간 주택이 90% 이상이다. 10%도 안 되는 공공주택을 통해 전체를 바꾸려고 하니까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민간과 공공이 서로 다른 역할을 분담하고, 상호보완적으로 양쪽을 모두 활용해야 한다는 개념이 없었다. 두 번째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도시재생만 밀어붙였다. 환경미화만으로 재생되는 동네가 있는 반면, 노후주택의 경우 재개발과 재건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다녀온 사직2구역은 바로 앞이 서울경찰청이고 옆에는 청와대가 있다. 그러나 직접 이 동네를 방문하니 지붕이 무너지고, 폐가들이 즐비한, 도저히 서울 도심이라고 볼 수 없는 곳이었다. 당초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됐지만, 박 전 시장이 무리하게 도시재생 사업을 밀어붙였다. 대법원조차 재개발을 요구한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는데, 지금까지 끌고 왔다. 주민들은 불편함을 넘어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주택공급, 부동산 정책 이전에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서울시장이 당장 할 수 있는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 하고, 주거지역 종상향을 추진할 생각이다. 재개발, 재건축으로 20만호, 종상향으로 10만호 정도를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시 전체 입지를 하나하나 분석한 결과 5년 동안 74만6000호를 공급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전체적으로 80㎡ 정도에서 몇 채가 나올지를 기준으로 전체 평균을 잡아서 계산했다. 물론 청년임대주택 등 일부는 다른 곳도 있다. 여러 가지 기준을 복합적으로 계산한 결과가 5년 동안 74만6000호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능한 목표치라고 본다.
-서울시가 74만6000호 공급을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나.
▲서울시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곳이 있고, 중앙정부의 협력이 필요한 곳도 있다. 지금까지 정부가 24번의 부동산 정책을 내놨는데 23번이 규제 정책이다. 24번째 부동산 정책만이 공급 정책이다. 새롭게 취임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도 공급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은 당이 달라도 서울시장이 얼마든지 설득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서울시장은 장관급 회의에 참석할 수 있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고 요구할 수 있다.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주택 74만6000호 공급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 생각이 있나.
▲부동산 뿐 아니라 해야 될 것들이 많다. 우선 서울의 지난 9년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우선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통령과 시장들을 보면 전임자가 해왔던 일들을 무조건 없애고 새로 시작했다. 옳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미래비전위원회를 만들어 서울의 지난 9년을 빠른 시간 내에 객관적으로 평가할 것이다. 박원순 전 시장이 추진했던 일들이 성과가 있다면 물려받아서 할 생각도 있다. 다만 문제가 있는 것들은 바꿀 것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부동산 정책 아니겠나.
-민간 중심으로 구성할 것인가.
▲민간의 전문가들도 포함시켜 민관협동으로 구성할 것이다. 민간은 민간의 일을 하고 공공은 공공의 일을 하는 것이 맞다. 공공은 청년임대주택 등을 집중하고, 민간은 잘 할 수 있는 재건축 같은 것들을 맡을 것이다. 재개발의 경우에는 민관합동으로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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