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핵 문제를 놓고 '새로운 전략'에 대해 언급하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톱다운' 협상 방식 대신 실무 협상을 기반으로 한 '바텀업' 방식의 접근이 유력한 가운데 양국의 2인자가 협상을 주도해야 한다는 새로운 주장도 제기됐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사진=뉴스핌DB] |
정성장 미국 윌슨센터 연구위원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내셔널인터레스트 기고문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간 회담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 연구위원은 "지난 4년을 감안할 때, 바이든 행정부가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롭고 창의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북한 권력 계층 구조에서 사실상 2인자인 김여정과 협상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대미 정책은 사실상 북한 내 권력구도 2인자인 김여정이 담당하고 있으며 그와 걸맞은 미국에서의 대응은 부통령이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인물 간 협상이 그동안 언급됐던 톱다운과 바텀업 접근방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해법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연구위원은 특히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의 외교 정책을 대변했던 최선희 제1부부장이 후보 위원으로 강등된 것을 언급했다.
이어 "핵과 미사일 개발 책임자들이 외무성 관료들과 비교해 얼마나 강력한지 알아야 한다"며 "미 국무부가 힘이 없는 북한 외무성과의 협상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필요할 경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김 부부장이 협상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연구위원은 또 "해리스 부통령이 대북 협상을 담당하게 된다면 정권 전환기에 생기는 정책적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서울에서 상대방과 긴밀히 협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이 협상을 담당하게 될 경우 북핵 문제를 바이든 정부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대통령 취임식장에서 손 흔드는 카밀리 해리스 미국 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만 두 인물이 비핵화 협상을 위해 만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을 뿐더러 실효성도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바이든 정부가 현재 북핵문제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을 봤을때 현실화 가능성은 많이 없어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상급 차원에서 미국이 북한과 만나는 방식은 현재 미국 정부의 접근법과는 맞지 않는다"면서 "김 부부장이 실질적인 2인자라고는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의 카운터 파트로 삼는 것 역시 외교논리에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외교적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도 이유로 지적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내치에 주력하고 외교적으로 가장 민감한 사안 중 하나인 북한 문제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다른 대북 전문가 역시 "양국 2인자 간 만남이 새로운 방법은 될 수 있겠지만 실효성 측면에서는 의문이 크다"며 "북한과 미국의 입장차이가 벌어진 상황에서 실무진 간 조율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입장은 핵보유 인정이고 핵군축 협상이다. 미국이 주장하는 비핵화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북한이 꺼낸 상황에서 양국 간 조율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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