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최근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에 배당 자제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상장 보험사는 당혹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기업의 배당정책에 개입, 주가하락 등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주주의 이익에도 위배된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주요 보험사 임원을 소집, 배당 자제를 권고했다. 당국은 보험업계에 최근 3년 평균 배당성향을 초과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고 알려졌다. 배당성향은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배당 성향이 낮을수록 기업이 주주들에게 이익을 더 적게 돌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금융지주 및 은행 배당성향을 20% 아래로 낮추라고 권고한바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은행과 달리 오는 2023년 도입 예정인 새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금감원의 배당 자제령이 업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삼성생명·화재 등 일부 보험사를 제외하고는 아직 실적 공시 전이다. 배당성향은 실적발표 이후 결정되는 탓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권고인만큼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진=삼성생명] |
가령 삼성생명은 2020년 당기순이익 1조2658억원, 영업이익 1조79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2019년 대비 각각 30.3%, 42.9% 증가한 수치다. 그럼에도 배당성향은 지난해 37%보다 낮은 35.5%로 결정했다. 삼성화재도 비슷하다. 배당성향 49.5%(주당 8800원)로 전년 56.2%(8800원) 대비 감소했다. 금융당국의 권고안대로 배당성향을 소폭 줄인 셈이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화재가 이같이 배당을 결정하면서 다른 상장보험사들도 같은 행보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험업계가 배당 자제 권고를 따를 경우 보험사에 투자한 주주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 실적 개선이 나타난 만큼 주주는 높은 배당을 기대하고 있어서다. 또 금융당국이 개발 회사 주가에 영향을 미칠 사항에까지 간섭한다는 시각도 배제할 수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기에 보험사에 투자한 주주는 높은 배당을 기대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령으로 인해 실제 배당이 영향을 미칠 경우 향후 투자 매력 감소로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령은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자본주의 원칙을 위배하는 행위"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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