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임성근 부장판사가 공개한 김명수 대법원장의 '녹취록 후폭풍'이 거세다.
임 부장판사의 사법연수원 17기 동기 140여명은 "대법원장 탄핵이 먼저"라고 성명서를 발표했고, 국민의힘은 정치적 중립 논란이 불거진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번 김 대법원장의 녹취록 파문은 '거짓말'과 '정치적 중립 논란'으로 귀결된다. 우선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은 심각한 문제다. 임 부장판사와의 면담에서 탄핵 관련 언급을 한 적이 없다던 대법원장은 녹취록이 공개되자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김연순 법조팀장 |
김 대법원장은 "만난 지 9개월이나 가까이 지나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고 거듭 해명했지만, 사법부 수장의 거짓말로 국민의 사법부의 위신은 땅에 떨어졌다.
녹취록에서 김 대법원장의 '정치적 고려' 발언은 '정치적 중립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녹취록에서 "더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되고"라고 했다.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자초한 것이다. 사법부의 독립을 지켜야 하는 최고 수장이 과연 온당한 처신을 했느냐의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한 전직 판사는 "어제는 사법부가 무너진 날"이라고 했고 법원 내부에선 "대법원의 판단마다 정치권의 눈치를 봤다는 비판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섞인 비판을 내기도 했다.
녹취록을 공개한 임 부장판사도 이번 일련의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당사자간 녹음은 불법은 아니지만 당시 여권 중심으로 탄핵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작정하고 녹취를 했다. 그리고 탄핵 당일 녹취록을 공개했다. '공익적 목적'의 공개라고 했지만 탄핵을 피하기 위해 녹취 카드를 꺼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법원 내 대법원장과 부장판사 간 면담 자리에서 녹취는 법적인 문제를 넘어 가히 '충격적'이다. "대국민 신뢰 뿐 아니라 법원 내부에서도 신뢰가 무너졌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 대법원장의 녹취록 파문이 정쟁으로 흐르는 것은 유감이다. 이미 국민의힘은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임 부장판사의 녹취를 문제삼으며 격돌하고 있다.
검찰개혁을 놓고 추미애-윤석열 갈등이 정쟁으로 흐르면서 국론분열을 초래했던 것이 바로 얼마 전이다. 사법부 개혁 역시 정쟁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이번 사태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사법부 스스로도 이번 일을 독립적 사법기관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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