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국내 도입이 임박한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백신 업데이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인 사례는 총 51명이다. 변이 바이러스 유입 국가는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포함한 18개국이다.
문제는 국내에 도입될 코로나19 백신들이 변이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효과가 떨어진다는 데 있다.
[사진=NHK 캡처] |
◆ 변이 바이러스에 50%까지 효과 떨어져...백신 업데이트 이어져야
올해 국내 도입이 예정된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노바백스 등 5종이다.
이중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화이자, 모더나가 각각 95%, 94.1%, 노바백스가 89.3%, 아스트라제네카가 60~70%, 얀센이 66% 수준이다.
방역당국과 감염병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백신의 최종 목표인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백신의 예방 효과가 60% 이상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영국발 변이와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는 이들 백신 중 일부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백신의 효과를 15% 정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내에서도 시리아인에게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되면서 앞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방역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발보다 남아공발 변이가 보다 백신 효과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더나의 경우 남아공 변이에 대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중화항체가 6배 줄었다. 66%의 효과를 보이던 얀센 백신도 남아공 변이에는 57%로 효과가 줄었다.
여기에 국내 1분기 내 도입이 유력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역시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는 예방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를 보이는 백신도 있다. 화이자는 지난 달 연구에서 영국 및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외에서는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백신 업데이트를 위해서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 4일(현지시간)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백신 부스터에 대한 신속 검토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신속 검토가 승인되면 한 번 승인을 받은 백신은 향후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더라도 이와 관련해 대규모 임상시험은 필요하지 않게 되며 안전성 정보만 제출하면 된다.
이에 국내에서도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50명이 넘어감에 따라 지역사회 유입 차단과 함께 신속한 백신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우리가 도입 예정인 백신을 남아공 변이주를 감안해 업데이트 준비를 해야 한다"며 "해외에서는 이미 1회 접종은 기본 백신, 2회차 접종은 업데이트 백신을 접종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한국도 이러한 계획을 수립해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적극 차단하기 위해 해외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가 아닌 시설격리를 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셀트리온 코로나 치료제 렉키로나주, 변이 바이러스에 역효과 우려도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증가로 셀트리온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은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의 대응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렉키로나주 투약 대상은 고위험군 경증과 중등증의 코로나19 성인 환자다.
문제는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가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를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변이로 인한 세포 증식을 도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은 "바이러스 변이가 생기면 기존에 만들어진 항체가 제 역할을 못하고 오히려 사람 몸에 침입하는 것을 더욱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방역당국과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가 영국발,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지 확인 중이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지난 5일 브리핑에서 "질병관리청과 셀트리온이 렉키로나주의 영국, 남아공발 변이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는 시험을 진행 중"이라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련된 연구가 진행 중으로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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