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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탄생 초기 1달러에 불과했던 비트코인이 5만달러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다섯 배 뛴 비트코인 붐을 놓친 투자자들은 이제 기회를 영영 잃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게다가 다른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이나 XRP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인식에 강한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제 겨우 초기 단계인 가상화폐가 진화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투자기회가 얼마든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은행 JP모간은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익스포저를 다각화할 수 있는 기회가 이제 막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0년 타이베이 국제 금융 엑스포장에 전시된 가상화폐 사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시가총액 기준 비트코인에 이어 세계 2위인 가상화폐 이더리움 선물을 상장했다.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이더리움 선물이 이제 막 태생한 가상화폐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대체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더리움 선물의 CME 상장으로 베테랑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외 가상화폐로 투자를 다각화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자산운용사인 미국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Grayscale Investments) 마이클 소넨셰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CNBC에 "이더리움 선물 상장은 늘어나는 투자자 수요에 가상화폐 시장이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기관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시장에서의 다양한 옵션을 크게 반기고 있다"며, 앞으로 가상화폐 파생상품이 더욱 많이 나타나 2017년 비트코인 거품 당시와 차별화되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트코인은 2017년 12월 2만달러까지 치솟았다가 2018년 초 3000달러까지 고꾸라졌다.
하지만 비트코인 급등세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관측도 여전하다. '닥터 둠'(Dr. Doom)으로 알려진 대표적 비트코인 회의론자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학교 교수 등은 가상화폐는 본질적 가치가 없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도이치방크 서베이에서도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금융시장에서 가장 극단적 거품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낙관론자들은 비트코인의 도입과 사용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ME그룹의 주식 상품 대표인 팀 맥코트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기관 도입이 계속될 것"이라며 "가상화폐에 대한 수요는 실제하며, 이와 함께 관련 리스크 관리 수요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은 동전의 양면이 아니라 각기 다른 특징이 있다는 점도 가상화폐 시장 다각화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공급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종종 금을 대체할 안전자산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 세계에 채굴 가능한 비트코인 2100만개뿐이고 현재 1860만개가 시중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이더리움은 '탈중앙화 금융'이라는 가상화폐의 본질을 잘 살린 가상화폐다.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는 분산 금융(DeFi) 플랫폼에서는 은행 등 중개인 없이도 대출과 보험 등 전통적 금융 상품의 운영이 가능하다.
블록체인 업체 아바 랩스의 존 우 사장은 "월가 동료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트코인이 아닌 가상화폐를 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며 "기관 및 전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외 가상화폐에 접근할 수 없는 채널이 충분치 않았던 만큼 이더리움 선물이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더리움 선물로 인해 새로운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유입되고 가상화폐가 '디지털 금'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CME에 따르면, 8일 이더리움 2월물 가격은 1800달러로 2.8% 상승 마감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같은 날 이더리움 현물은 1789달러로 8% 올랐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