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여권 차기 대선주자 경쟁에서 이재명 지사의 독주체제가 굳어지면서 당내 신경전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가 자신의 '탈당설'을 적극 반박하고 나선 가운데, 돌연 탈당설이 제기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친문세력의 견제구'란 분석부터 '이재명의 전략적 승부수'란 평가까지 이 지사의 탈당설을 둘러싼 정치권 해석이 분분하다.
이 지사는 지난 9일 "정치입문 이래 단 한 번도 탈당한 일이 없다"며 탈당설을 일축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본소득·기본대출·기본 주택 등 '사람이 먼저인, 사람 사는 대동세상'이란 제 꿈은 민주당 외에 어느 정당에서도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적었다.
그는 "선거가 있든 없든, 당이 잘하든 못하든, 그래도 우리가 지켜야할 소중한 당이라며 온 몸을 던져온 당원들이 있다"며 "정치 불신의 따가운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조롱과 모욕을 감내하면서도 주저 없이 당을 지키고 받쳐온 당원들이 있는데, 그 헌신을 배신하는 탈당은 저로서는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및 완화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1.14 leehs@newspim.com |
이 지사는 전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도 "탈당설은 극히 소수의 희망사항"이라며 선을 그었다.
돌연 탈당설이 흘러나온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지사가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 세력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 탈당설의 핵심이다. 조직력이 약해 당내 경선을 뚫기 어려운 이 지사가 결국 탈당해 대선으로 직행한다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이 지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당대표와 윤석열 검찰총장 등 유력 대선주자들과 격차를 벌리며 앞서 가고 있다. 20%대 지지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10%선을 상회하는 이낙연 대표를 배 이상 앞서고 있다. 대선을 일년 남짓 남겨 놓은 시점에서 국민 여론만 놓고 보자면, 이 지사가 탈당하지 않더라도 당내 핵심세력의 전략적 선택을 받을 여지는 충분한 셈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지사의 탈당설을 실제 납득할 만한 사람이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며 "이 지사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지 않나. 당내 최대 세력인 친문·호남계는 결국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 지사는 이미 호남에서도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굳이 탈당할 필요가 없고, 탈당을 고려할 리도 없다"고 봤다.
이 지사 측은 결국 이번 탈당설을 '견제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재명계로 분류된 한 의원은 기자와 한 통화에서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는데 이재명 독주체제로 굳어지고 있는 것을 (반대 세력은) 가만두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어떻게든 이 지사가 친문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점을 부각시켜, (이 지사를) 탈당시키는 쪽으로 몰아가고 싶을 것"이라고 봤다. 이 지사 대신 다른 인물을 민주당 후보로 앞세우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독주하는 상황에서 '이재명 흔들기'는 앞으로 점차 격화될 것"이라고 봤다.
정반대의 분석도 있다. 오히려 친문 당원들의 지지를 원하는 이 지사의 승부수란 것. 탈당설을 제기한 뚜렷한 주체가 없고 이 지사의 '셀프 반박'으로 이슈가 더욱 확대된 점을 들어 결국 이 지사의 '원맨쇼'에 지나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실제 이 지사가 연일 낸 입장문에서 탈당설 반박보다 민주당에 남아야 할 이유를 피력하는 데 집중했다는 점도 이에 힘을 싣는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탈당설이 어떤 경로로 나왔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이 지사가 스스로 반박 인터뷰를 하면서 탈당설이 화두가 됐다"며 이 지사의 '전략적 마케팅'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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