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지난해 고용상황이 1998년 외환위기에 이어 역대 2번째로 심각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자리 질은 악화됐고 '나홀로' 자영업자가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 증가폭은 11년만에 가장 컸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연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2020년 주요 고용지표를 과거 경제위기 당시와 비교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한경연이 주요 과거위기로 삼은 시기는 석유파동(1984년), 외환위기(1998년), 카드사태(2003년), 금융위기(2009년)다.
한경연은 지난해 고용상황 특징으로 ▲주요 고용지표 역대 2번째 심각 ▲일자리 질 악화 ▲취업자 고령화 ▲고졸 일자리 악화 ▲비경제활동인구 급증 등 5가지를 제시했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주요 경제위기 기간 중 고용지표 비교. [자료=한경연] 2021.02.15 sjh@newspim.com |
◆ 고용지표 악화...외환위기 이후 2번째
2020년 주요 고용지표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역대 2번째로 악화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경제활동인구는 2801만2000명으로 전년대비 17만4000명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폭은 1998년(35만4000명 감소)에 이어 두 번째다. 15세 이상 인구가 28만1000명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로 비경제활동인구가 45만5000명이나 증가한 영향이다.
2020년 취업자 수는 2690만4000명으로 21만8000명 감소했는데, 이 역시 1998년(127만6000명 감소)에 이어 두 번째로 악화된 수치다.
실업자 수도 110만8000명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49만명, 1999년 137만4000명 다음으로 높다. 실업률은 4.0%로 2001년(4.0%)이후 19년만에 최고로 높았다.
◆ 일자리 질 나빠지고 고령 취업자 늘어
일자리의 질도 악화됐다. 장시간 일자리는 감소하고, 단시간 일자리는 증가한 것이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011만2000명으로 120만3000명(-5.6%) 감소해 1998년(165만명 감소)에 이어 두 번째 감소폭을 기록했다. 반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95만6000명으로 55만4000명(10.3%) 증가했다.
또한 자영업자의 경우 규모가 큰 자영업자는 감소하고 '나홀로 사장'만 증가했다.
2020년 연령별 취업자는 60세 이상만 증가(37만5000명)했고, 나머지 연령은 청년(15~29세, 18만3000명 감소), 30대(16만5000명 감소), 40대(15만8000명 감소), 50대(8만8000명 감소)순으로 감소했다.
2020년 교육정도별 일자리를 비교하면 고졸 일자리 상황이 가장 악화됐다. 실업자 수는 대졸이상은 1000명 감소, 중졸은 7000명 증가한 반면, 고졸은 3만2000명 증가해 전체 실업자 증가의 약 70.0%를 차지한다.
2020년 고용률은 60.1%로 0.8%p 줄었다. 대졸이상은 0.7%p 감소, 중졸은 0.4%p 감소한 반면 고졸은 1.9%p 감소해 전체 감소폭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비경제 활동인구 추이. [자료=한경연] 2021.02.15 sjh@newspim.com |
◆ 비경제활동인구, 11년만에 가장 많이 늘어
2020년 비경제활동인구는 11년만에 가장 큰 규모로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전년 대비 45만5000명 증가한 1677만3000명이다. 증가폭은 2009년(49만4000명 증가) 이후 가장 크다.
이 중 '그냥 쉬었음' 인구는 28만2000명 증가한 237만4000명이며 구직단념자 또한 60만5000명(7만3000명 증가)에 이르렀다. 이는 각각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비경제활동인구 증가 중에서도 특히 20대 증가폭이 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청년 고용문제가 한층 심각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비경제활동인구 증가는 확장실업자와 확장실업률의 증가로 이어졌다. 공식실업자에 잠재적인 실업자를 포함한 체감실업자를 의미하는 확장실업자는 2020년 406만9000명으로 55만3000명 증가했고, 확장실업률은 13.6%로 1.8%p 증가해 양자 모두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청년층(15~29세) 확장실업자와 청년층 확장실업률도 각각 121만2000명과 25.2%로 통계 작성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일부 수출업종을 제외한 기업들의 경영부진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일자리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됐다"면서 "고용 개선을 위해서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규제완화, 경영환경 개선 등 민간경제 활력제고를 통해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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