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지난해 북한과 중국의 무역액이 전년 대비 약 8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과의 무역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국경봉쇄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1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전 세계 무역 현황을 보여주는 국제무역센터(ITC)의 '트레이드 맵(Trade Map)' 자료에는 지난해 북한과의 수출입 기록이 있다고 보고한 나라는 지난 15일 현재 모두 13개 나라였고, 이들의 대북 무역 총액은 전년도인 2019년의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를 잇는 '조중친선다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ITC에 따르면 북한과 이들 13개국의 무역 총액은 2019년 3516만 달러였지만, 2020년엔 1309만 달러로 떨어졌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수출액은 2019년 836만 달러에서 2020년 806만 달러로 약 30만 달러, 약 4% 낮아졌지만, 수입액은 2019년 2천680만 달러에서 502만 달러로 내려앉아 약 80%나 감소, 수입액 하락폭이 수출액 하락폭보다 훨씬 컸다.
나라 별로는 2019년 북한이 1985만 달러의 수입액을 기록했던 브라질이 지난해 9만3000 달러로 하락하면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나라로 기록됐다.
그 밖에 수입액 2408달러에서 472만 달러로 떨어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329만 달러에서 259만 달러로 하락한 스위스, 또 수출액이 193만 달러에서 38만 달러로 낮아진 볼리비아 등의 무역 하락폭이 컸다.
반면 아프키라 나라인 모잠비크는 수출입 총액이 전년도보다 약 113만 달러 많아진 471만 달러를 기록해, 북한과의 무역 규모가 오히려 늘어난 나라로 꼽혔다.
VOA는 "ITC가 통상 연중 내내 전년도 무역 자료를 취합해 공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북한과의 무역을 한 나라는 13개보다 더 많을 수 있지만 공개된 나라들만을 기준으로 할 때, 북한의 무역액이 크게 하락한 사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국경 봉쇄라는 강도 높은 방역 조치를 취한 북한의 현 실태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분석"이라고 밝혔다.
이번 13개 나라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북한의 최대 무역국인 중국은 지난 19일 자국 해관총서 자료를 통해 북한과의 무역 규모가 크게 하락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과 중국의 무역 총액은 5억3905만 달러로, 전년도인 2019년의 27억8901만 달러에 비해 약 81% 줄어들었다.
특히 북한이 추가적으로 국경 봉쇄를 강화한 10월 이후의 북중 무역은 월 100만 달러 대에 머물며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나 대북 제재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2016년까지만 해도 월 대중 무역액이 4억 달러를 상회했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최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수입 감소가 북한 경제에 끼칠 영향에 주목했다.
그는 "북한 경제가 그동안 국가 주도 경제와 장마당으로 대표되는 시장 경제라는 두 개의 축으로 나름의 균형을 맞추면서 돌아갔지만 이제는 제재 등으로 약해진 국가 경제 외에 시장까지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이 부분이 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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