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국내 호텔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여행 수요도 1년 넘게 회복세를 보이지 않자 호텔 규모를 막론하고 업계는 치열한 생존 싸움을 펼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숙객을 완전히 잃은 도심 주요 호텔들이 잇따라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2021.02.16 yoonge93@newspim.com |
◆ 서울 시내 객실수 10년새 6만실 ↑...코로나 직격탄에 '줄매각'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36개에 불과했던 서울 시내 등록 관광호텔 수는 2019년 말 기준으로 460개로 늘었다. 이 기간 서울 호텔의 객실 수는 2만3509실에서 6만44실로 3배가량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여행객이 급감하자 서울 서초구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과 강남구 '르 메르디앙 서울' 등 호텔은 최근 영업 종료를 선언했다.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은 지난 1982년 반포 팔래스호텔로 영업을 시작한 강남권 첫 특급호텔이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1~3분기까지 9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버닝썬' 사태로 유명해진 르메르디앙호텔 역시 이용객 발이 뚝 끊기면서 결국 지난해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7000억원(평당 1억7000원)에 매각 됐다.
쉐라톤과 르메르디앙 등 지금처럼 글로벌 호텔 체인이 위기에 처한 이유로는 관광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로열티 등 부담이 작용한 이유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투어도 단독 소유한 3성급 호텔인 명동 티마크호텔과 지분 50%를 보유한 종로구 인사동의 3성급 센터마크호텔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3성급 호텔인 용산구 이태원 크라운관광호텔과 동대문구 경남관광호텔도 부동산개발컨소시엄에 인수된다.
이렇듯 수도권 호텔이 코로나19에 더욱 취약했던 이유로는 내수 고객 유치 실패와 부대시설의 부재 그리고 업체간 가격 경쟁을 꼽을 수 있다.
한 숙박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호캉스족(族) 수요를 잡기 위해서는 라운지 서비스 수영장 휘트니스 등 부대시설 같은 '엑스트라'를 제공해야 하는데 보통 중소형 호텔의 경우 해당 시설이 없는 상태가 대부분"이라며 "가격 경쟁을 해야하는데 치열한 싸움에 수익을 내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 드라이브스루부터 밀키트까지...비대면 서비스 강화 '박차'
반면 대기업이 소유한 국내 호텔은 상황이 그나마 나은 상황이다. 호텔롯데와 신세계호텔 그리고 호텔신라 등 국내 '빅3'는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저마다의 방법으로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에 맞서고 있다.
예컨대 호텔롯데의 경우 업계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도입하고 혼술∙캠핑과 정찬 코스 등 고객 유형에 맞춘 다양한 언택트 메뉴를 선보였다.
또한 다양한 호캉스 상품을 출시하고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라이브 커머스 판매를 진행하는 등 판매 채널 다각화에 힘을 주고 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의 본격적 도래 이후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는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의 경우 지난해 중화요리의 대표 메뉴인 '조선호텔 유니짜장'과 '조선호텔 삼선짬뽕' 밀키트를 선보이는 등 가정간편식 시장에 뛰어들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투자를 대폭 줄인 곳도 있다. 호텔신라는 숙원사업인 한옥호텔 프로젝트 투자를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호텔신라는 당초 한옥호텔의 완공시점을 2023년 목표로 했으나 기한을 2024년 5월로 연장했다. 또한 호텔신라는 2018년과 556억원, 2019년 601억원을 투자비용으로 집행했는데 지난해 투자규모가 417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80억원 줄였다.
한편 16일 황희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관광업계 관계자들과 모인 간담회에서 관광수요 회복을 위해 전문가, 업계와 함께하는 국제관광시장 조기회복 전담조직(TF)을 운영해 비격리 여행권역(트래블버블)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황 장관은 "고용부 등 관계부처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특별고용지원업종 연장뿐 아니라 4차 재난지원금 지원, 추가적인 금융·세제 지원 등을 위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제 관광 회복 전담 조직을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안전한 방한 관광 상품이 운영될 수 있도록 방역당국과 협의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황 장관의 이번 전담 조직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3월 백신이 도입되는 시점부터 점차 호텔 업계도 회복세를 보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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