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남부를 강타한 북극 한파와 눈폭풍으로 텍사스주가 최악의 정전사태를 겪고 있다.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자랑하던 텍사스주의 정전사태는 조 바이든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청정 에너지 정책 논란으로까지 불똥이 튈 조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텍사스주 주민 3백만명이 아직도 정전 사태 또는 극심한 전략난에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수일내 또 한차례 한파와 눈폭풍이 예고된 상태여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언론들은 이번 남부와 중부의 겨울 한파에 유독 텍사스주가 극심한 정전사태를 겪고 복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인에 눈을 돌리고 있다.
美 텍사스주에 집중된 정전사태. [뉴욕타임스 그래픽 캡처] |
북극의 찬공기가 미국 중부를 거쳐 남부까지 밀고 내려오면서 겨울에도 온난한 기후를 보이던 텍사스주는 기온이 영화 20도 안팎까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30여년 만의 최강 한파를 감안하더라도 미국의 최대 유전지대인 텍사스주의 전력 시스템이 사실상 마비된 것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CNN 방송에 출연한 텍사스주 라이스대의 에너지관련 교수는 관련 질문에 대해 "텍사스주의 주요 전기 발전원은 천연가스"라면서 "지역 곳곳에 설치된 천연가스 발전소가 이번 한파에 천연가스 공급 파이프에 문제가 생기고 터빈이 얼어붙으면서 멈춰섰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텍사스가 최근 천연가스와 풍력 발전을 급격히 늘렸고 이번 한파에 천연가스와 풍력 발전소들이 취약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현재 텍사스주의 발전원은 천연가스가 52%를 차지하고 있고 풍력 등 재생에너지도 23%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NYT도 이번 텍사스 정전사태의 주원인은 한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천연가스 발전이었다고 지목했다. 다만 풍력 발전소 역시 설비가 얼어붙어 발전을 멈췄지만 이번 정전 사태의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번 텍사스 정전사태가 미국이 전력 산업의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 방송은 텍사스주 정전사태 원인을 둘러싼 논란은 향후 청정 에너지 확대 정책을 둘러싼 논쟁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공화당 소속인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미국에서 청정 에너지 정책을 선도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의 전력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연방 정부는 이같은 정책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