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 국채금리가 17일(현지시간) 완만히 하락했다. 전날 1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레벨 부담이 형성되면서 금리는 내림세를 보였다. 다만 20년물 입찰이 부진했다는 소식이후 장기물 금리는 낙폭을 일부 반납했다.
중개사 튤렛 프레본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이날 전날보다 2.6bp(1bp=0.01%포인트) 하락한 1.290%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30년물은 2.112%까지 올랐다가 4.4bp 낮은 2.052%로 밀렸다. 정책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금리는 1.6bp 하락한 0.109%를 가리켰다.
이날 국채 수익률은 인플레이션 신호를 보내는 경제 지표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하락 흐름을 보였다. 미 상무부는 1월 소매판매가 한 달 전보다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로이터의 집계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소매판매가 1.1% 늘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노동부가 발표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1.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전년 대비로도 1.7% 올랐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 2009년 12월 이후 가장 높았다.
BMO 캐피털 마켓의 벤 제프리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 혹은 숏커버링에 나선 것으로 판단했다.
제프리 전략가는 "강한 지표가 금리 상승 기대를 키웠지만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지난 금요일(12일)부터 어제까지 우리가 본 움직임을 감안할 때 10년물 기준 1.30% 위에서는 매도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점차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도 커지면서 금리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US 뱅크 자산운용의 빌 머즈 수석 채권 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이 장기 수익률을 높일 것이라는 신호를 꾸준히 보내왔다"라면서 "이것은 매우 일관적인 추세였고 이것은 의미 있게 변하지 않았으며 시장 움직임 뒤에 있던 펀더멘털을 지표가 반영하기 시작했다"라고 지적했다.
10년물과 물가연동국채(TIPS)의 금리 차로 투자자들의 향후 10년간 인플레이션 기대를 반영하는 BEI(Breakeven Inflation)은 2.246%로 지난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날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당분간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위한 조건이 충족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 차는 2017년 이후 최대 폭인 121bp로 벌어졌다. 5년물과 30년물의 스프레드 역시 2015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확대하면서 커브 스티프닝이 진행됐다.
이날 재무부가 실시한 270억 달러 규모의 20년물 입찰은 부진했다. 입찰 금리는 1.920%였으며 응찰률은 2.15배로 지난해 5월 20년물 입찰이 다시 시작된 이후 가장 낮았다.
제프리스의 톰 시먼스 자금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20년물은 연준의 매입 없이는 10년물과 30년물에 비해 정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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