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자금을 운용해주는 생애주기 펀드(TDF)가 수탁고 5조원을 넘기는 등 높은 수익률을 앞세워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0 TDF 시장 동향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TDF 수탁고는 5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말(3조3000억원) 대비 56.8%(1조9000억원)가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전체 수탁고 5조2000억원 중 퇴직연금에서 유입된 규모가 매년 2배씩 증가해 총 3조2000억원(61.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표=금융투자협회] |
여기에는 10% 안팎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이 TDF를 적합한 '연금상품'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 호황기였던 지난해 TDF의 평균 1년 수익률은 9.7%로 증시상승장에서 국내외 지수를 추종하며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증시 조정기였던 지난 2018년에는 평균 1년 수익률 –7.4%을 기록해 증시 하락폭(-11.2%) 대비 우수한 방어력을 보였다.
TDF는 호황기에는 수익창출을, 조정기에는 분산효과로 인한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여 미국 등 연금 선진국에서는 대표적인 퇴직연금 상품으로 채택되고 있다는 게 금투협의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은 적격 디폴트옵션(QDIA) 1조2000억달러 중 약 87%인 1조달러가 TDF로 운용되고 있다. 호주도 적격 디폴트옵션(Mysuper) 8000억 호주달러 중 약 40%인 3000억원 호주달러가 TDF와 유사한 라이프사이클 펀드로 운용되고 있다. 디폴트옵션은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운용 지시 없이도 금융사가 사전에 결정된 운용 방법으로 투자 상품을 자동으로 선정해 운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국내에선 TDF 도입 초기에 해외 운용사 제휴형 TDF가 주로 출시됐으나 최근에는 국내 직접 운용형 TDF,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펀드를 활용한 저비용 TDF 등으로 상품 구성이 다양해지고 있다.
오무영 금융투자협회 산업전략본부 본부장은 "일반 투자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성과를 향유할 수 있는 검증된 운용방법이 TDF"라며 "생애주기 관점에서 장기‧분산투자 수단으로 TDF를 활용한다면 안정적인 노후자금 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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