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자연스레 백신을 계기로 코로나19 사태 종식 기대감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에 따른 증시 향방이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국 중에서도 접종 속도가 빨랐던 선진국이 경우 대면 소비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리테일(소매)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개시될 예정인 가운데 유통 관련 업종의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연말 미국과 유럽 등 우리보다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한 국가들에서 리테일 업종의 추세가 긍정적으로 나타나면서다.
미국은 접종이 시작된 12월 14일 이후 최근까지 S&P500이 7.3% 상승했으며 리테일 업종은 20.8% 올랐다. 유로존은 접종이 시작된 12월 27일 이후 지금껏 STOXX50이 3.2% 올랐고, 리테일 업종은 10.7% 상승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시작과 함께 일상생활로의 복귀에 대한 기대가 커진 영향"이라며 "이에 따라 그간 침체된 대면 소비가 한 번쯤 활성화될 수 있다는 인식이 주가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서도 유사한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음은 당연하다"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현재까지 업종별 누적수익률을 보면 소매(유통) 업종은 전체에서 하위 30% 아래에 속한다. 이는 지금까지 대면 소비에 대한 극도의 경계가 주가에 묻어난 탓"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현재까지 및 최근 1주일간 업종별 누적수익률 [자료=DB금융투자] |
한국경제연구원 조사 결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 중에서 숙박·음식, 교육, 문화 등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대면·서비스업이 특히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민간소비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분기 대비 93.4% 수준을 기록, 최저치로 떨어졌다. 서비스업의 지난해 4분기 GDP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97.9%에 불과해 글로벌 금융위기는 물론 IMF 외환위기보다도 더딘 회복세를 보였다.
한경연 측은 "숙박·음식 등 대면·서비스업종은 현재 IMF 외환위기보다도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면서 "백신 접종 및 집단면역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최악의 불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자연스레 대면·서비스업과 관련해 백신 접종 개시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KB증권은 "백신 접종의 효과는 서비스업에 집중될 것"이라며 "미국에 이어, EU와 한국, 중국 등 신흥국의 순서로 회복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볼 때, 각국의 경제활동은 백신 접종 속도에 좌우될 것이다. 집단면역에 가까워질수록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는 속도가 빠를 것"이라며 "반면, 접종 속도가 늦거나 시작하지도 못한 국가는 확진자 숫자 증감에 따라 경제활동이 주기적으로 위축과 회복을 반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업종별로는 락다운(lockdown) 및 외출 자제로 크게 위축됐던 외식, 관광, 문화 등 대면 서비스업의 활동이 가장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며 "생산활동이 거의 정상화된 제조업의 경우 경제활동 정상화로 인한 직접적인 수혜보다는 경제적인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됨에 따라 투자가 재개되고 고용 회복 및 소득 증가에 의한 내구재 소비 확대 효과가 더욱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1주일 국내 증시의 업종별 누적수익률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매(유통) 업종의 수익률이 전체에서 상위 80%에 해당하고 있는 것.
강현기 연구원은 "앞선 코로나19 백신 접종 국가와 마찬가지로 대면 소비가 나아질 것이라는 인식이 주가에 투영된 때문"이라며 "이는 단순한 순환매를 넘어서 그 흐름에 어느 정도의 지속성이 담보되는 현상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해외 주식시장에서 리테일 업종의 강세가 백신 접종 시작 이후 2개월 넘게 이어진다는 점을 미뤄볼 때 한국 주식시장에서 역시 소매(유통) 업종의 상대적 강세가 한동안 진행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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