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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부지 200만→250만원"...광명·감북 땅값, 택지지구 지정 기대감에 껑충

기사등록 : 2021-02-2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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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4대책에서 수도권 10여곳 택지지구 지정
서울 접근성과 개발가치 높은 광명·시흥, 하남감북 등 1순위 후보
그린벨트 내 3.3㎡당 200만원하던 땅값 250만원으로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광명·시흥 일대가 신규 택지지구로 지정될 거란 얘기에 구석진 임야도 매매가격이 3.3㎡당 200만원에서 보름새 10~15% 올랐어요. 팔겠다는 매물이 귀해 당장 거래할 수 있는 매물은 3.3㎡당 250만원 이상 줘야합니다."(광명시 가학동 주변 T공인중개소 대표)

정부가 이르면 이달부터 수도권 내 신규 택지지구 지정을 예고하자 유력 후보지의 땅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과 저밀도 주거지, 농경지에 대규모로 개발해 주택공급을 추진하는 만큼 개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대출과 보유세 규제 강화로 아파트 이외 부동산에 투자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경기도 고양시 일대 나대지 모습<사진=이동훈기자>

◆ 광명·하남감북 등 택지지구 후보지 보름새 호가 10% 상승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광명·시흥과 하남감북 등 신규 택지지구로 거론되는 지역의 토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광명시 가학동 일대 임야는 3.3㎡당 300만~350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전달 270~290만원에서 10% 넘게 오른 것이다. 지목이 전인 토지는 연멱적 1213㎡가 11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비슷한 면적이 전달 10억원 수준에서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원 정도 상승했다.

하남 감북지구 일대의 토지가격 상승도 눈에 띈다. 김포지역이 교통망 개선과 생활 인프라 개선에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데다 광명·시흥과 비교해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다.

이 지역 주변 지목이 전인 토지는 3.3㎡당 270만~300만원 수준에 거래된다. 이 지역 또한 올해 초 250만원 안팎에도 거래가 가능했으나 최근에는 300만원대 수준으로 가격이 오른 상태다. 휴경 중인 전인 토지의 304㎡ 매매가격은 2억8000만원으로 전달과 비교하면 3000만~4000만원 올랐다.

광명시 가학동 주변 T공인중개소 대표는 "신규 택지지구 지정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자 지난달부터 토지 매수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거래 매물은 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개발제한구역 내 토지로 특히 연면적 330㎡ 이하가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택지지구 지정이 확정되면 가격이 더 뛸 것이란 예상해 토지주가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어 호가는 더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현재 신규 택지지구 후보지로는 광명·시흥지구와 김포고촌과 하남감북, 화성 매송·비봉, 용인 공세리 등 10여 곳이 거론되고 있다. 이중 광명·시흥지구가 개발 면적이 사실상 확정된 지역 중 가장 넓다. 약 10만가구를 조성한다. 이 지역은 시흥시 과림동 무지내동, 광명시 가학동, 학온동 등 일원 1516만㎡(458만평) 부지로 2010년 보금자리주택 예정지구로 지정됐으나 2015년 지정이 해제됐다. 같은 해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돼 개발이 중단된 상태다.

이들 지역은 작년에도 땅값이 많이 올랐다. 정부와 공급확대와 맞물려 언젠가는 개발될 땅이란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규제 강도가 큰 아파트를 피해 투자수요가 땅으로 눈을 돌린 것도 한 이유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전국 땅값 상승률은 평균 3.6%다. 이중 ▲하남시(6.5%) ▲광명시(5.7%) ▲시흥(3.9%) 등은 평균치를 웃돌았다. 화성시도 3.6% 올랐다. 택지지구 후보지로 거론된 이후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하남 감북지구 주변 M공인중개소 실장은 "감북지구 주변은 현재 아파트 시세가 분양가 대비 2배 정도 상승한 데다 강남과 송파구 접근성도 개선될 가능성이 커지자 땅에 투자하겠다는 수요가 꽤 늘었다"며 "올해 들어 단기간에 땅값이 크게 올랐고 매물도 귀해 거래건수는 되레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택지지구 지정 무산시 투자금 피해볼수도...'묻지마 투자' 주의

개발 기대감이 높더라도 '묻지마'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신규 택지지구 지정을 예상하고 거래되는 매물은 대부분 개발제한구역 규제를 받는 땅이다. 토지 수용이 되거나 택지지구로 지정되면 투자금 이상을 회수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금전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 장기간 투자금이 묶일 가능성도 높다.

개발제한구역은 도시의 무질서한 개발을 막고 환경을 보존하자는 취지로 조성된 녹지대다. 건축물의 신축·증축과 용도변경, 토지의 형질변경 등의 행위가 원천적으로 제한된다. 땅 소유자라도 자체적인 개발이 어려운 것이다.

기획부동산이 성행하기도 한다. 기획부동산은 미리 토지를 매입한 뒤 지분을 쪼개기 형태로 판매한다. 그린벨트나 보존 관리지역 임야를 주로 활용한다. 땅값을 적정 가격보다 높은 시세에 팔거나, 맹지와 같은 가치가 떨어지는 땅을 넘기기도 한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낡은 주거지와 개발제한구역이 대규모 택지지구로 개발되면 땅 가치가 크게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며 "하지만 땅의 적정 가격을 판단하기 쉽지 않고 기획부동산도 상당수 활동하고 있어 투자자는 매입하기전 꼼꼼한 사전조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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