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체인 오아시스('오아시스마켓')가 물류 인력·센터 규모를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간다.
오아시스는 새벽배송 서비스 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마켓컬리'를 위협할 대항마로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아시스마켓을 운영하는 ㈜오아시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1725억원, 영업이익 7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전체 매출은 2380억원, 영업이익은 100억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각각 전년 대비 67%, 900% 증가한 수치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1.02.23 hrgu90@newspim.com |
단기간의 가파른 실적 성장은 새벽배송 서비스 덕분이다. 코로나19로 신선식품 배송 수요가 증가하면서 오아시스마켓의 일 평균 매출액은 약 5억5000만원을 돌파했다. 누적 회원 수도 전년 대비 160% 증가한 60만명을 기록했다. 오아시스는 전국에 38개 오프라인 매장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온라인 채널에서 발생한 매출액이 오프라인 매출을 최초로 넘어섰다.
오아시스는 식품 새벽배송을 서비스하는 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마켓컬리의 경우 작년 매출 1조원을 돌파했으나, 영업손실은 1000억원대를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SSG닷컴 역시 작년 매출(1조2941억원)이 전년 대비 53%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적자는 469억원을 기록했다.
오아시스의 흑자 경영 비결은 효율적인 재고관리에 있다. 오아시스의 재고율은 0%대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모든 상품의 '생산자 직거래 구조'를 운영 원칙으로 삼고 있다 보니 효율적인 재고 관리가 가능하다. 또 이렇게 직매입한 상품을 매장에서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의 수요를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온라인 채널 대응도 상대적으로 손쉬웠던 것으로 보인다.
불필요한 비용도 최소화한다. 오아시스는 주문 처리된 식품의 분류·포장 절차를 독특하게 하고 있다. 1명의 소비자가 과일, 채소 등 다양한 상품을 주문할 경우, 1개의 박스에 상품을 합포장하는 방식이다. 상품을 일일이 포장하지 않아 포장비를 절감할 수 있고 '과대포장'에 예민한 소비자에게 만족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대 광고도 지양하고 있다. 오아시스는 TV 등 대형 채널 광고를 하지 않고 판관비 및 마케팅비를 절감하는 길을 택했다. 대신 입소문으로 고객 재구매율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마켓컬리가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판관비를 과도하게 쓴 것과 대비되는 노선이다.
오아시스의 '알짜 경영'은 식품·유통 대기업의 마음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GS리테일과 동원그룹,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등은 오아시스의 모회사 지어소프트에 오아시스 지분 매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어소프트는 작년 3분기 말 기준 오아시스 지분 79.43%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한국투자파트너스 등도 주요 주주다.
오아시스가 마켓컬리의 식품 카테고리 매출을 뛰어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작년 4분기 오아시스는 온라인 물류 인력을 충원했다. 제3 물류센터 신설도 앞두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 중 새벽배송 서비스 일 수를 주 6회에서 7회로 확대할 계획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던 지난해의 문제점을 올해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오아시스는 생협으로 출발해 식품 분류 및 포장 프로세스가 잘 갖춰져 있다"며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경영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비효율적인 포장·물류비용이 동반되고 있는 경쟁업체 대비 빠른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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