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공급 쇼크' 수준의 물량 공급을 약속한 2·4대책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 '거래량 쇼크'를 일으키고 있다.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었고 매매수급동향도 넉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공급에 대한 불안이 해소된데다 높은 가격이 수요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거래량 감소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매맷값 상승 흐름에 변화를 일으키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 대책 발표 후 '실종'된 서울 아파트 거래량...불안심리 다소 해소·선택지 넓혀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4 대책 발표 이후 수요자들의 관망심리가 커지면서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가 크게 줄어들었다.
일단 2·4대책 발표가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를 일정 부분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집값 상승이 이어지는데다 수요에 비해 부족한 공급으로 인해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추가 상승 불안으로 '패닉 바잉' 현상이 발생해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이끈 면이 있었다. 2·4대책으로 전국에 83만가구의 주택공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가 줄어들면서 수요가 줄어들었다.
잇따른 정부의 공급대책 발표로 수요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진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정부는 이번달부터 한달에 한번 꼴로 주택공급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공공택지개발과 직접시행정비사업 및 공공주택복합사업 등으로 서울 도심과 인근에 주택 공급을 예고하고 있어 당장의 주택 구입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아파트 거래건수는 1472건으로 지난달(5690건)보다 큰폭으로 줄었다. 2월 거래건수 통계는 계약 후 30일 이내에 신고하도록 돼 있어서 현재보다 늘어날 수 있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거래량 감소와 함께 수요 유입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살펴보면 서울 주간 매매수급동향지수는 지난달 22일 109.8을 기록해 8일 111.9를 기록한 이후 2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매매수급동향지수가 100이상이면 매수자가 매도자보다 많은 상황임을 뜻한다. 지수는 여전히 100 이상을 기록하고 있지만 지난해 10월 셋째주부터 이어져오던 오름세는 꺾였다.
단기간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감도 공급대책과 맞물려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수요자 사이에서는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됐다는 인식이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실거래가 띄우기 논란은 수요자들이 가격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면서 보다 신중한 선택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거래량 감소 흐름 이어지지만 집값 꺾이지는 않을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거래량 감소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2·4대책에 따라 정부가 지속적인 공급 신호를 시장에 주는데다 여러 규제 등으로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거래 하기에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수요자들에게는 대출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데다 대출금리 오름세등이 겹치고 있다. 공급자들은 양도세 부담을 안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교수는 "거래량 감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양도세 완화 등으로 다주택자 물량이 시장에 나오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데다 수요자들은 대출 규제로 집 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거래량 감소 흐름에도 매맷값은 상승폭은 둔화되겠지만 전반적인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공급 신호를 주고 있지만 실제 물량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양도세 규제 등으로 다주택자 등 공급자들이 매물을 내놓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급 부족 따른 가격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거래량이 줄더라도 집값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수요자들은 대출 규제에 공급자들은 양도세 등 세금 규제로 거래가 많지는 않을 것이고 소수의 매물을 놓고 많은 수요들이 경쟁해 가격 상승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