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한 달여 남겨두고 야권의 단일화 시계가 더욱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엎치락 뒤치락' 혼전양상으로 흐르는 이번 선거에선 야권의 단일화 성사여부에 따라 여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나경원·오세훈 국민의힘 예비후보 간 '3강 구도' 속에서 선출될 최종후보에 여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거 초반만 해도 여권에선 '가장 붙어볼 만한 상대'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꼽는 분위기였다. 안 대표가 지난 대통령선거와 서울시장선거 등 굵직한 주요 선거에서 번번이 패했던 전적이 크게 작용했다.
야권의 내부분열을 점치는 관측도 다수였다. 단일화 협상을 둘러싼 국민의힘과 '제3지대' 간 지난한 신경전이 계속되면서다. 안 대표가 과거 선거 국면마다 단일화 문제를 놓고 잡음을 일으켰던 이력이 여기에 힘을 실었다. 설사 단일화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안 대표를 중심으로 한 '원팀'을 만들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른바 '안나땡(안철수 나오면 땡큐)'이란 말이 회자됐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예비후보가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사단법인 한국다문화센터를 방문해 다문화 가족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21.02.26 photo@newspim.com |
그러나 최근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선거를 한달 남짓 남겨두고 안 대표가 여전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선두를 달리고 있는 데다, 안 대표의 핵심 지지층인 중도층도 유지부동인 탓이다. 중도층 표심이 이번 선거의 주요 변수임을 고려하면 여권에선 초조해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중진은 3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정부여당에 실망한 여론 속에서 치르는 선거인 만큼 중도층 표심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냐가 관건이다. 여전히 중도층이 40% 안팎을 넘나든다는 점은 민주당으로선 가장 뼈아픈 지점이다. 반대로 안 후보에겐 가장 든든한 지지층"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인물 경쟁력만 놓고 보자면 야당 후보들은 민주당 후보에 현저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미 나경원·오세훈·안철수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검증도 이미 끝났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깔린 상황에서 초접전 구도는 여당에게 불리한 지점"이라며 "서울시장 선거는 끝까지 초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고 봤다.
민주당에는 범여권 단일화 협상이란 숙제도 남아있다. 야권 단일화 최종후보는 8일 확정된다. 민주당도 당초 오는 8일 현역의원 사퇴시한까지 시대전환·열린민주당과 단일화 협상을 마무리 짓는다는 목표였다. 그러나 열린민주당이 제동을 걸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열린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 등록일인 오는 18일까지 협상시한을 늦춰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후보자 검증을 위한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시간이 별로 없다"면서 "단일화 국면을 너무 오래 끌고 갈 순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그는 "단일화 과정을 너무 오래 끌어서 최종 결정된 민주당 후보가 너무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은 서울시민들이나 당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충실한 단일화를 하되, 빨리 결정해 예측가능한 선거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이날 오후까지 단일화 일정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박영선 후보 측근은 기자와 한 통화에서 "이번 선거 핵심인 중도층 표심은 사실상 여론조사에는 잡히지 않는다"며 "가늠하기 어려운 중도층이 꿈쩍도 하지 않는 상황에선 안 후보가 가장 위협적인 상대"라고 봤다.
그는 다만 "야권 단일화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지켜봐야 한다"며 "단일화가 성사돼도 중도층을 크게 흡수하지 못한다면 (안 후보에 대한 걱정은) 의미없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4일 재보선 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이날 선출된 최종후보가 안 후보와 본선 티켓을 놓고 경선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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