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북한이 27년째 경제자유지수에서 세계 최하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지난해보다 한 단계 상승해 24위에 올랐다.
5일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워싱턴의 민간 연구단체인 '헤리티지 재단'이 지난 4일(현지시간) 발표한 '2021 경제자유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은 조사대상국 178개국 가운데 178위를 기록했다.
헤리티지 재단이 4일 발표한 '2021 경제자유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은 조사대상국 178개국 가운데 178위를 기록했다. [사진=헤리티지재단 보고서 화면 캡처] |
북한은 이 단체가 1995년부터 발표하는 경제자유지수 순위에서 줄곧 최하위를 지켰다.
북한은 법치주의와 규제의 효율성, 정부 개입, 시장 개방 등 크게 4개 항목 12분야를 평가한 이 보고서에서 100점 만점에 5.2점을 받아 지난해보다 1점 올라갔다. 이는 북한에서 재산권과 관련해 일부 진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 평균은 61.6점, 아시아 평균은 60.2점으로 북한과 큰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는 "북한 경제가 심각하게 억압됐다"며 "세계에서 가장 중앙통제가 심하고 가장 덜 개방된 경제 중 하나로, 만성적인 구조적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의 편집장인 앤서니 김 헤리티지 재단 조사국장은 4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김씨 왕조 정권은 어떠한 형태의 자유 시장 체제도 거부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북한이 경제특구를 조성하는 등 수년 간 경제를 약간 수정하려는 노력을 보였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국경을 봉쇄하면서 "수년 간 쌓아 올린 최소한의 개혁 동력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북한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
보고서는 북한의 군사 독재정권이 정부 수입을 늘리기 위해 약간의 시장 발전과 제한적인 민간 기업 활동만을 허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당국이 제한적인 해외 직접 투자를 장려하고 있지만, 군부의 지배적인 영향력으로 인해 조만간 북한 경제에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북한의 경제 자유를 확대하는 문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소련과 같은 공산주의가 아닌 개인숭배 왕국과 같아 김 위원장이 절대적인 결정권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는 "김 위원장이 간헐적이고 표면적이며 산발적인 개혁 그 이상을 진지하게 추진하면 북한 경제가 주목할 만한 반등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헤리티지 재단은 세계적인 전염병에도 불구하고 올해 경제자유지수의 세계 평균이 2년 연속 최고를 갱신해 61.6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다 장기적으로는 전염병이 국제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헤리티지 재단의 테리 밀러 국제무역경제센터장은 4일 보고서 출간 행사에서 "코로나의 영향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많은 정부들이 도입한 여행 제한과 봉쇄 조치들은 경제 자유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조사에서 경제 자유도가 가장 높은 나라로 싱가포르가 꼽혔다.
지난해 17위였던 미국은 20위로 더 내려가 지수가 시작된 1995년 이래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정부의 지출이 늘어 재정 건정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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