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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속살] LH 투기직원 부당이득 환수?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

기사등록 : 2021-03-0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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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된 법안 내놔도 소급적용 어려워
현행법상 벌금 최대 7000만원에 불과
10일 부동산점검회의서 세부대책 논의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정부가 이례적으로 주말에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투기 의혹을 발본색원겠다고 천명했다. 공직자뿐 아니라 일반 투자자도 부동산 불법 투기행위가 발각되면 부당이익을 환수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러나 당장 새로운 법안을 만들더라도 3기 신도시에는 소급적용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에 따라 처벌할 경우 처벌 수위가 낮아 마땅한 책임을 지게 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비판도 있다.

◆ "교란행위 뿌리뽑는다"…정부, '부당이익 환수' 예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점검 관계장관회의 브리핑에서 "부동산 시장을 어지럽히는 중대한 시장교란행위는 이번 기회에 뿌리를 뽑겠다"며 "부당하게 얻은 이득은 반드시 환수되도록 하고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를 더 엄정하게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마치고 '부동산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던 중 국민들께 사죄의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대지 국세청장,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홍남기 부총리,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이재영 행정안전부 차관. 2021.03.07 leehs@newspim.com

그가 제시한 4대 시장교란 행위는 ▲비공개·내부정보 부당활용 투기 ▲담합 등 시세조작 ▲허위매물·불법중개 ▲불법전매·부당청약행위 등이 포함된다. 홍 부총리는 이 같은 행위가 적발될 경우 부당이득 회수는 물론 자본시장법상 불공정행위에 대한 처벌을 참고해 범죄행위로 얻은 이득 이상이 환수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는 부동산 불법투기로 얻은 이득에 대해 최대 5배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주식 미공개정보를 이용하거나 다른 투자자의 판단을 교란할 경우 위반행위로 얻은 이득에 대해서도 3~5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부정행위에 참여한 직원들에 대한 징계와 기관 전체의 관리책임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토지개발·주택업무 관련 부처·기관의 해당직원들은 원칙적으로 일정한 범주 내 토지거래를 제한할 것"이라며 "내부통제 강화방안의 하나로 부동산등록제 등 상시 감시할 수 있는 체제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오는 11일경 1만4000여명의 국토부·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토지내역을 공개한 후 가족까지 포함해 최대 5만명에 대한 전수조사도 잇따라 실시하기로 했다. 부동산 투기가 확인될 경우 자금 출처와 탈세, 대출 규정 준수 여부까지 조사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수사의뢰뿐 아니라 징계조치까지 취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 법안 내놔도 소급적용 안돼…현행법은 처벌 수위 낮아

문제는 강화된 법안을 내놓더라도 소급적용이 안된다는 점이다. 향후 공공택지개발이나 신도시 땅투자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3기 신도시에 이미 땅을 투기한 공직자는 대상이 되지 않는다. 또 현행법상 직접 얻은 정보가 아닌 내부 직원을 통해 얻은 정보는 제재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서울의 한 임대주택단지 전경. 2020.03.02 syu@newspim.com

현행법상 공직자의 비밀 이용에 대한 벌칙이 가장 큰 법은 부패방지법으로, 공직자는 최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공공주택특별법과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도 비밀누설 금지 조항이 있지만 이를 어길 경우 징역은 최대 5년, 벌금은 각각 5000만원·3000만원 이하로 처벌수위가 낮다. LH 직원들이 광명·시흥지역에서 매입한 땅이 100억원을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패방지법을 적용해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업무 중 정보를 알게 된 당사자가 아닌 이들로부터 정보를 얻어서 투자한 경우에는 적용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다. 부패방지법에서는 공무원에게서 정보를 얻은 제3자가 비밀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얻은 경우 취득한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몰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공무원에게서 정보를 얻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어려워 실효성이 떨어진다.

정부는 오는 10일 부동산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재차 열고 세부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탈 예방대책은 물론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을 시스템적으로 마련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그러나 토지를 몰수하거나 시세차익을 환수하는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은 여전하다.

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을 공론화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민변은 7일 논평을 내고 "(3기 신도시 투기행위 관련)확실한 환수조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여야가 함께 LH 직원들의 투기 이익 환수를 위한 특별법 추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onjunge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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