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해외주식에 직접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일명 '서학개미')의 투자금액이 나날이 불어나면서 증권사들의 서학개미 잡기 경쟁도 불이 붙었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지난 2월 해외주식 매수결제금액은 29조997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1년 전보다 512% 급증했다. 키움증권의 2월 해외주식 거래 계좌수는 44만좌로 전년동월(4만좌) 대비 11배 늘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여의도 증권가leehs@newspim.com |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거래 규모가 급증함에 따라 주요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무료 실시간 시세 제공 서비스, 미국주식 프리마켓 서비스, 해외주식 리서치 및 뉴스 번역 서비스 등 서학개미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앞다퉈 크게 확대하고 있다.
그간 증권사들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주식의 실시간 시세를 유료로 제공해왔다. 유료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은 15~30분 지연된 시세를 봐야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해외주식 시세를 무료로 제공하는 증권사가 속속 늘고 있다.
키움증권과 KB증권, 삼성증권은 올해부터 미국주식의 실시간 시세를 무료로 제공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보다 한발 빠르게 지난해 9월부터 미국 주식의 시세를 무료 제공해왔다.
오후 6시부터 미국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프리마켓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도 늘었다.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오후 6시부터 개장 전까지 프리마켓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밖에도 신한금융투자는 오후 7시, 하나금융투자는 오후 8시, 삼성증권·대신증권·유안타증권은 오후 9시, 메리츠증권은 오후 10시부터 프리마켓 거래를 할 수 있다. 미국주식 정규장은 오후 11시 30분부터 익일 오전 6시까지다.
증권사들은 서학개미들의 정보 접근성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키움증권은 미국 전문 리서치 회사 모닝스타 애널리스트의 국문 번역본을 무료로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인공지능 기반 리서치 서비스인 'AIR US'를 출시해 S&P 500지수 종목 등 554개 미국 종목을 분석한 뉴스를 제공한다.
NH투자증권은 '해외주식 실시간 번역뉴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톰슨로이터로부터 받은 뉴스를 인공지능으로 번역해 실시간 제공한다.
증권업계가 이처럼 앞다퉈 해외주식과 관련된 무료 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향후 서학개미 투자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서학개미를 붙잡지 못하는 증권사는 리테일 시장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그간 유료 제공하던 서비스마저 '공짜'로 시장에 내놓게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해외 주식 직접 투자는 점점 더 대중화될 것이고, 어느 증권사가 해외주식 관련 서비스를 많이 내놓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때가 올 것"이라며 "증권사들이 당장의 수익보다는 투자 개념으로 해외주식 서비스를 인식하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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