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삼성SDS가 올해 완공을 목표로 했던 동탄 데이터센터의 투자 계획을 7년 뒤로 연장했다.
동탄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이 발표되던 시점부터 이곳이 경기도 수원과 화성 일대에 본사와 사업장을 둔 삼성전자의 수요를 위한 것이라고 예상됐던 만큼,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투자 계획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12일 삼성SDS가 최근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동탄 데이터센터 투자기간은 2019년부터 2028년까지다. 지난해 11월 삼성SDS가 분기보고서를 발표할 때만 해도 동탄 데이터센터 투자기간은 올해까지였다.
지난해 3월 사업보고서에서도 삼성SDS는 "고객사의 고성능·고전력·고보안의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2021년까지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데이터센터를 완공할 예정이며, 부지매입비 235억원 외에 2021년까지 약 1368억원을 추가 지출해 완공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삼성SDS 수원데이터센터 전경 [사진=삼성SDS] 2021.03.11 nanana@newspim.com |
삼성SDS는 지난 2019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일대 '화성동탄(2) 도시지원시설용지'를 낙찰받아 1만5056제곱미터(㎡) 규모의 HPC 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고 처음 공개했다.
당시 투자 계획 발표 시점부터 삼성전자의 반도체 수요를 맞추기 위한 맞춤형 데이터센터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동탄 데이터센터가 클라우드서비스 분야 중에서도 반도체 생산 공정을 효율화할 수 있는 HPC 분야에 특화해 건립하기로 돼 있었고, 데이터센터 부지도 삼성전자의 화성사업장과 5km 거리에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화성사업장에 차세대 반도체 생산의 핵심기지인 EUV 전용 'V1라인'을 짓고 지난해 2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바 있다.
동탄 데이터센터의 최초 투자예상 금액은 1603억원이었으나 최근 2623억원으로 1020억원 상향됐다. 하지만 부지 매입비 228억여원을 포함해 신축건물 공사 등에 총 245억원을 들인 이후 최근까지 추가 투자가 집행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수요가 높아지면서 데이터센터 수요도 급증하고 있어 7년이나 데이터센터 투자 일정이 늦춰진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추가 설립에 나서고 있는 상황과도 맞지 않다. NHN은 올해 클라우드 사업 확대를 위해 기존 경기 판교 데이터센터 외에 경남 김해, 전남 광주에 신규 데이터센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고, 전국경제인연합회도 2020~2023년 국내 상업용 데이터센터가 12개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동탄 데이터센터의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코로나19로 투자를 보수적으로 집행하면서 설계 단계에서부터 지연돼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IT 관련 투자를 줄이거나 연기하면서 삼성SDS의 주력 사업부문이던 IT서비스 매출은 전년대비 10% 감소했다.
한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는 "7년 이상 투자일정이 미뤄졌다는 것은 우선순위가 크게 밀렸다는 뜻"이라며 "삼성SDS의 데이터센터 사업은 KT 등과 달리 서버 공간만 임대해주는 코로케이션 수요보다 삼성전자 등 관계사를 위해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부수요가 대부분이다. 삼성전자 쪽에서 현재 데이터센터 수요가 2027년까지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이에 대해 삼성SDS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사업 전망에 따라 동탄 데이터센터의 투자일정이 2028년으로 변경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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