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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로공사·수자원공사도 'LH 닮은꼴'…윤리경영 D등급 받고도 종합평가 A등급

기사등록 : 2021-03-1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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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19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보고서 분석
36개 공기업 중 16곳 '윤리경영 D등급' 낙제점

[세종=뉴스핌] 민경하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행태로 공기업의 '윤리경영'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LH와 닮은꼴 공기업들이 수두룩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핌 취재결과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도로공사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윤리경영 D등급'을 받고도 종합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엉터리 경영평가의 수혜자 LH와 닮은꼴인 셈이다.

또 최근 2년간 공기업 16곳이 '윤리경영 D등급'을 받았으며, 이중에서 10곳은 종합평가에서 B등급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윤리경영'이 홀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부도덕한 공기업들이 엉뚱한 수혜를 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 도로공사·수자원공사, 윤리경영 낙제점 받고 종합평가 'A등급'

지난 2018년~2019년도 36개 공기업 경영평가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8년 한국수자원공사와 2019년 한국도로공사는 윤리경영 D등급을 받고도 종합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LH와 닮은꼴이다(아래 표 참고).

지난 2018년 수자원공사는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 결과 4등급을 받는 등 청렴도에 대한 기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받았다. 또한 2019년 도로공사는 "각종 감사결과 윤리의무를 위반한 사례가 발견됨에 따라 직원 윤리의식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평가받았다.

수자원공사의 경우 지난 2019년 평가에서도 윤리경영 D+등급을 받고도 종합 B등급을 받았다. 2년 연속으로 36개 공기업 중 윤리경영 최하점을 기록했지만 종합평가에서는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도로공사는 지난 2018년 평가에서 윤리경영 B+등급을 받고도 종합 B등급을 받았다. 1년사이 윤리경영 평가는 두 계단 떨어졌지만 종합평가 결과는 오히려 좋아진 케이스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현행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년 실시된다. 현행 평가기준은 지난 2018년 개편됐다.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사회적 가치 구현에 초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발표 당시 "이번 평가는 사회적 가치 중 특히 안전과 윤리경영에 대한 평가에 중점을 뒀다"고 발언한 바 있다.

◆ HUG·조폐공사·가스공사 등 10곳 '윤리경영 D등급-종합평가 B등급'

하지만 윤리경영 부문 평가가 실제 평가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작은 것으로 보인다. 윤리경영 부문에서 최하점인 D등급과 D+등급을 받고도 종합평가에서 B등급을 받은 공기업들도 10곳이나 됐다.

해당하는 공기업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조폐공사 ▲한국가스공사(이상 2018년 경영평가), ▲한국지역난방공사 ▲한전KDN ▲해양환경관리공단 ▲한국수자원공사 ▲인천항만공사 ▲한전KPS ▲한국가스기술공사(이상 2019년 경영평가) 등 10곳이다. HUG와 한국가스기술공사는 2년 연속 윤리경영 D등급을 받았다(표 참고).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 1차 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1.03.11 yooksa@newspim.com

이처럼 지난 2019년 평가에서 36개 공기업 중 윤리경영 평가 결과보다 실제 결과가 높게 나온 경우는 20개에 달했다.

공기업들의 윤리경영 수준은 1년새 크게 악화됐다. 윤리경영 D등급을 받은 기업은 지난 2018년 6개에서 2019년 16개로 크게 상승한 상태다. 또한 19개 기업이 윤리경영 평가등급 하락을 겪었다. 윤리경영 평가배점을 강화해 또다른 공기업 부도덕사태를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한 공기업의 경우 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국정감사를 대응하기 위해 인력의 1/3을 투입한다고 한다"며 "이번 LH사태는 현행 공기업 경영평가가 의미없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이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4m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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