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증권 대체거래소(Alternative Trading System·ATS) 설립을 위한 초기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일각에선 지지부진하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여의도 증권가. leehs@newspim.com |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체거래소 설립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내로 대체거래소 설립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외국 컨설팅 업체에 용역을 의뢰할 방침이다.
설립위원회 관계자는 "대체거래소 설립은 국내서 처음 하는 사업인 만큼 현실적으로 사업성이 있는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택해야 하는 건지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립에 따른 각종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르면 내년 중 대체거래소가 탄생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론 내후년 하반기가 목표라는 설명이다.
일단 용역에서 사업성을 입증 받는다고 해도 다양한 증권 거래 요건을 수용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최소 1년 반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용역 단계에서 충분한 사업 타당성이 나타나지 않거나, 사업성이 있어도 증권사 간 이해 관계가 어긋나면 설립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설립위원회 관계자는 "용역 이후에도 예비인가 및 본인가 절차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라며 "거래소는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금이 대체거래소 설립 적기인 만큼 최대한 불씨를 살려 양대 거래소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증시가 유례 없는 호황기를 맞은 데다 그간 대체거래소 설립에 부정적 입장을 표해왔던 한국거래소마저 최근 대체거래소의 필요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1월 온라인 간담회에서 "반대할 시기는 지났다"며 "대체거래소 설립은 자본시장 인프라 선진화를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대체거래소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자본시장 규제가 완화되면서 대체거래소가 대거 등장했다는 설명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지난 2018년 1분기 기준 전체 주식거래에서 대체거래소를 통한 거래 비중이 약 38%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체거래소 설립을 위해선 금융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규제의 빗장을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규제 완화가 됐다고 하지만 아직 대체거래소에 친화적인 정도는 아니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선 기존 거래소와 경쟁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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