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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금융 설계사노조, 조합원에 보상금을 '후원금'으로 요구

기사등록 : 2021-03-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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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배상금 요구하며 장기 시위...조합원에 후원 약속
한화생명에도 보상금 요구, "전례 없어, 설계사 조합원 유치 노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 2016년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에 입사한 설계사 Y씨는 정착지원금(스카우트 비용) 명목으로 약 5500만원을 수령했다. 정착지원금은 장래에 발생할 영업수당을 사실상 먼저 지급 하는 금전적 보상이다. 

Y씨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해당 GA는 정착지원금 반환을 요구했다. 법원도 2018년 GA 손을 들고, Y씨에게 돈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Y씨는 설계사노조와 연대 '부당해고'라며 반환한 정착지원금보다 많은 '1억원의 피해배상금'을 요구하는 장기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Y씨의 시위를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지부장 : 오세중, 이하 설계사노조)가 주도하면서, 그 배경에도 의심의 시선이 나온다. 법원의 판결로 Y씨가 요구한 금전을 받아낼 가능성이 적은데도 장기적으로 시위를 벌이고 있어서다. 또한 사측과 합의금이 나오면 설계사노조에 후원금으로 내놓을 것도 요구했다. 

이 노조는 한화생명 제판분리(보험상품 제조, 판매 분리) 반대 시위를 진행하고 있어, 세를 키우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설계사노조는 지난해 7월부터 부산 소재의 대형GA를 상대로 장기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부당해고 한 설계사 Y씨를 복직시키고, 환수한 정착지원금 등을 반환하라는 요구다.

뉴스핌의 확인 결과 설계사 Y씨는 이미 2018년 부산지방법원에서 해당 GA에 돈을 반환하라는 판결 받았다. 또 부당해고라는 설계사노조의 주장도 사실과 달랐다. Y씨는 2016년 10월 건강상의 문제로 퇴사한다며 자필서명한 사직서를 해당 GA에 제출했다.

즉 '부당해고' 및 '부당환수'로 인한 정착지원금 등을 반환하라는 설계사노조의 주장은 사실과 달랐던 것. 해당 GA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돈을 환수했으며 Y씨는 본인의 의지에 따라 회사를 떠났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법원 판결문 일부 2021.03.15 0I087094891@newspim.com

 

◆ 조합원에 사측과 협상 포기도 못하도록 요구

설계사노조의 주장이 사실과 다름에도 장기 시위를 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나온다. 보험업계는 시위로 기업에 부담을 주고 합의금을 받아내기 위한 행동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설계사노조와 조합원(설계사)이 체결한 약정서가 그 사실을 뒷받침한다. 내용을 보면 ▲모든 교섭권은 설계사노조에 있음 ▲조합원은 설계사노조 의결 없이 협상을 포기할 수 없음 ▲합의금 등 금전을 받으면 일부를 조합원에 후원함 등의 내용이 명시돼 있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설계사노조 약정서 일부 2021.03.15 0I087094891@newspim.com

 

이에 설계사노조가 한화생명 제판분리 반대 시위를 하는 것도 비슷한 목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화생명과 교섭이 잘 되지 않아 위로금을 받지 못해도 설계사노조에 나쁠 건 없다. 노조원으로 가입하면, 월 2만원의 회비를 내기 때문이다. 한화생명 설계사 약 2만명 중 5%인 1000명만 가입해도 2000만원의 회비를 걷을 수 있다. 설계사노조의 지난해 수입은 월평균 약 120만원 수준이라고 알려졌다.

보험설계사는 특수고용직으로 개인사업자다. 소속이 바뀌더라도 고용형태 변화는 없다. 이에 보험사가 개인설계사에게 위로금을 지급해야 할 법적인 의무는 없다.

제판분리를 추진하는 한화생명처럼 자회사형 GA를 설립하면서 소속이 변경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삼성생명·화재, 메트라이프생명, ABL생명 등이 자회사형 GA를 설립하면서 일부 설계사의 소속을 변경했다. 당시 위로금을 지급한 보험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화생명에 앞서 제판분리를 진행한 미래에셋생명도 위로금 등의 명목으로 소속이 변경된 설계사에게 금전을 지급하지 않았다.

보험업계는 설계사노조가 한화생명에 전략적으로 접근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2위로 설계사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위로금을 받지는 못해도 대규모 조합원을 모집, 위세를 키울 수 있어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설계사노조는 조합원을 대규모로 확보하는 동시에 위로금까지 수령할 가능성이 있어 한화생명에 전략적으로 시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한화생명 입장에서는 부당한 요구에 응하면 '배임'에 해당할 수 있어 위로금 지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0I0870948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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