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5일 쌍용자동차 매각협상이 순탄치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쌍용차 노사가 (협상과 회생에) 안이한 태도를 갖고 있다"고 질타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02.17 leehs@newspim.com |
이 회장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와 잠재적 투자자 HAAH오토모티브 사이의 매각 협상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에 따르면 HAAH는 쌍용차에 대한 투자 여부에 대한 최종 입장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쌍용차를 둘러싼 경영 환경이 당초 HAAH의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판단한 이유에서다.
이 회장은 또 "쌍용차 협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주객이 전도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며 "여기서 주는 쌍용차 노사와 잠재적 투자자, 대주주 마힌드라 객은 산은과 정부"라고 말했다.
이어 "쌍용차 노사의 태도가 안이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쌍용차가 직접 잠재적 투자자와의 협상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고 정부와 산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지 가만히 앉아 있으면 누가 도와주겠냐"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자동차 산업이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환경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쌍용차가 존속 가능하기 위해선 산은과 정부 그리고 HAAH의 금융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이해 관계자들의 전례 없는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며 "시간이 지나 쌍용차가 뒤처지고 나서는 돈이 투입되도 미래가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HAAH의 투자 결정 전에 산은이 선제적으로 자금을 투입할 수 있냐는 가능성에 대해선 ▲HAAH의 투자 결정 ▲자금 조달 증빙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성 등을 검토해야만 신규자금 지원에 나설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쌍용차는 잠재적 투자자 없이 독자 생존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 이 경우 산은도 먼저 지원에 나설 수는 없다"며 "HAAH의 투자 여부, 자금 조달 증빙, 사업계획성 등이 모두 괜찮을 경우에만 대출 형태로 미리 일부 자금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쌍용차는 이달 중순까지 법원에 경영정상화의 마지막 카드인 'P플랜(사전회생계획안)'을 신청할 방침이다. P플랜은 법원이 기존의 빚을 신속히 줄여 주면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조정 방식이다.
P플랜의 전제인 ▲대주주 마힌드라의 지분 및 채권 삭감에 대한 인도 중앙은행의 승인 ▲잠재적 투자자 HAAH의 투자 여부 중 하나가 해결된 만큼 이제 남은 것은 HAAH의 결단뿐이다.
쌍용차와 HAAH는 현재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산은이 이날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공개한 만큼 실제 쌍용차가 P플랜에 돌입할 수 있는지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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