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수사를 놓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전국 고등검사장들이 머리를 맞댔지만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공감하는 수준에 그쳤다. 고검장들이 이번 LH 투기 수사 등 신속한 국가범죄대응을 명분삼아 법 개정 필요성을 건의했지만, 박 장관은 개편된 현행 형사사법시스템의 변화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15일 법무부에 따르면 고검장들은 이날 박범계 장관 주재로 열린 고검장 간담회에서 이번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하지만 고검장들은 "새로운 형사법제 하에서는 검찰의 직접수사 권한이 제한적이므로, 국가적 중요 범죄에 대해서는 검경의 유기적 협력체계 안에서 국가범죄대응 역량이 총동원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고검장들과의 간담회 참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박 장관은 전국 고검장들과 함께 LH 직원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2021.03.15 pangbin@newspim.com |
올해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위는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산업·대형참사)로 제한된다. 이에 현재 LH 투기 의혹 수사는 경찰 국가수사본부가 중심이 된 부동산 투기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가 전담하고 있다.
이에 고검장들이 이날 박 장관 주재 간담회에서 건의 형식을 취했지만 법 개정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는 LH투기 수사에 대해 "대통령 시행령 개정으로 간단하게 검찰에게 직접 수사권을 넘길 수 있다"며 검찰의 직접 수사를 요구하고 있는 야권의 주장과도 맥이 닿는다.
하지만 박 장관은 기존처럼 검찰의 직접 수사 가능성은 열어놓으면서도 시행령 개정 등 법 개정 요구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박 장관은 이날 고검장 6명과 법무연수원장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부동산 투기사범 대응방안과 경제범죄에 대한 검찰의 전문역량 활용 제고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고검장 등의 우려와 건의 사항을 경청한 후 앞으로도 소통을 이어가면서 업무추진에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박 장관은 "현 단계에서 검찰이 현재 시행중인 새로운 형사사법시스템의 안착과 범죄대응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추후 경찰 수사를 통해 부패범죄나 공직자범죄로 확대될 경우 검찰의 직접 수사 가능성은 열어놓되 시행령 개정 등에 따른 수사 주체의 변화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박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검찰 수사권이 제한된 상황이라는 부분에 대해 "수사권이 제한됐다고 하기보다는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수사권 개혁이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주도 중인 LH 의혹 수사와 관련해 추가 검사 파견 계획을 묻는 질문에도 "구체적인 이야기를 지금 한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현재 검찰이 갖고 있는 권한에서 국민들이 염려하는 LH 투기 사태에 대한 여파를 최대한 극대화하는 방안을 들으려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이날 대검찰청은 3기 신도시 관할 검찰청 전담 부장검사 회의를 열고 '부동산 투기사범 수사협력단'을 설치하기로 했다. 협력단은 검찰로 송치된 사건 가운데 검사의 수사개시가 가능한 6대 중요범죄 또는 이와 직접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범죄가 발견될 경우 이를 검사가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지휘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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