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과의 면담을 본인이 직접 신청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성윤 검사장은 17일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면담을 신청한 것은 변호인이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변호인이 한 것"이라며 "(이 검사장) 본인이 면담을 신청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가 면담을 신청했더니 공수처에서 '그럼 당사자하고 같이 나와서 하자'고 요구해서 면담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지난해 10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서울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19 alwaysame@newspim.com |
공수처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과 관련한 이 검사장 사건을 검찰에 재이첩하기 전 김진욱 공수처장과 이 검사장이 면담한 사실은 김 처장이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공개됐다.
공수처는 전날 "최근 피의자(이성윤 검사장)와 변호인의 면담 요청에 따라 공수처에서 검사 및 수사관 입회 하에 진술거부권 등을 고지하고 면담조사를 실시한 후 수사보고서, 진술거부권 및 변호인 조력권 고지 등 확인서, 면담 과정 확인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수사준칙 제26조 제2항 제2호에 따른 것으로서 적법절차를 철저히 준수해 이뤄진 정당한 직무수행이었다"며 공수처는 당연히 해당 사건을 검찰에 이첩하면서 모든 서류를 송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공수처로부터 관련 자료를 송부받은 수원지검이 "조사 내용을 기록한 조서나 면담 내용을 기재한 서류는 없었다"고 곧바로 반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김진욱 처장이 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 사건의 주요 피의자인 이 검사장을 면담한 것 자체가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 검사장이 수원지검의 세 차례 소환요구에 불응한 상황에서 공수처장 면담을 신청하면서 이같은 논란은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12일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성윤 검사장 및 이규원 검사에 대한 고발 부분을 검찰에 재이첩하면서 기소 권한은 공수처에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검찰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검찰 수사를 지휘할 수 없음에도 사실상 검찰에 대한 부당한 지휘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사건 수사를 지휘 중인 이정섭 형사3부장 역시 15일 검찰내부망 '이프로스'에 "공수처장께서 '사건을 이첩한 것이 아니라 수사권한만 이첩한 것'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해괴망측한 논리를 내세우셨다"며 공수처가 기소 여부 판단 권한이 있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박 장관이 수원지검에 이 사건 수사를 위해 파견됐던 검사 2명에 대한 파견 연장을 불허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한편 이 검사장은 2019년 3월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 파견됐던 이규원 검사가 김학의 전 차관을 출국금지 하는 과정에 관여하고 이후 수원지검 안양지청에서 이 과정을 수사하자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는 수원지검이 이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하기 전 수사팀의 세 차례 소환조사 요구에 모두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 검사장은 안양지청 수사에 관여하거나 외압을 행사한 바가 없으며 이 사건은 공수처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취지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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