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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박원순 피해자에 사과…남인순 징계·2차 가해 중단 요구에는 답 없어

기사등록 : 2021-03-17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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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제가 짊어지겠다"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를 향해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용서도 받고 싶다"는 입장을 냈다. 다만 피해자가 요구한 남인순 민주당 의원 등에 대한 당의 징계 조치, 또 박 전 시장 지지자들의 2차 가해에 대한 호소에는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라고 남겼다.

박 후보는 17일 밤 8시 50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얼마나 생각이 많으셨겠습니까? 진심으로 위로를 전합니다"라며 "제가 후보입니다. 제가 진심으로 또 사과드리고 용서도 받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희 당 다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제게 해 주십시오"라며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 이야기도, 앞으로의 이야기도 모두 제게 주십시오"라며 "부족함이 많지만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용서를 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여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에게 승리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03.17 leehs@newspim.com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오후 7시쯤 논평을 내 "다시 한 번 깊이 사죄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그간 피해자께서 겪었을 고통은 누구도 헤아릴 수 없을 것"이라며 "위력 앞에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피해자 분의 고통을 생각하니 마음이 더욱 무겁고 숙연해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 차원에서 소속 선출직 공직자와 구성원들의 성인지 감수성 제고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마련하고 성 비위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박 후보와 민주당의 해명은 박 전 시장 성폭행 피해자의 요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앞서 박 전 시장 성폭행 피해자는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지금까지도 존재하는 그분과 남은 사람들의 위력 때문에 겁이 나서 하는 용서가 아니다"라면서도 2차 가해에 대한 피해를 호소하는 한편, 그동안 벌어진 2차 가해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특히 박영선 후보를 향해서는 "저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명명했던 의원들에 대해 직접 제게 사과하도록 박 후보님이 따끔하게 혼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그리고 그 의원들에 대한 당 차원 징계가 있어야 된다"고 요청했다.

또 "남인순 의원 사퇴를 지난 1월에 요구했었는데, 그분으로 인한 저의 상처와 사회적 손실은 회복하기 불가능할 지경"이라며 "그분께서는 반드시 정치적인 책임을 지셔야 된다. 그런데도 민주당에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월 25일 박 전 시장이 업무와 관련해 A씨에게 행한 언동 등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도 지난 1월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 서울시장 비서실 직원 B 씨의 재판에서 박 전 시장의 A씨에 대한 성추행을 사실로 인정한 바 있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도 인권위 발표 뒤 "오랜 시간 고통받아온 피해자와 가족, 실망을 안겨드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라며 "피해자에 대한 모든 형태의 2차 가해를 중단해주시기 바란다. 피해자가 고통을 떨쳐내고 일상으로 온전히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입장문을 낸 바 있다.

그럼에도 박 전 시장 지지자들의 2차 가해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 친문 성향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피해자가 기자회견 중 "상처 준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되면 저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겠다는 두려움"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공무원 정치 중립의무를 위반했다는 취지로 선관위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with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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