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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회담 공동성명에서 '北 완전한 비핵화' 빠진 이유는?

기사등록 : 2021-03-1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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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완전히 조율된 전략 추진한다는 표현에 함축된 것"
굳건한 한미동맹 재확인했지만 중국 문제 등 시각차도 보여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1박 2일 간의 방한일정을 마쳤다. 한미 양국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며 공조체제를 강조했지만 우리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도 남게 됐다.

우선 '북한 비핵화'에 대한 양국의 시각차가 드러났다. 지난 18일 발표된 한미 외교·국방장관 (2+2)회담 공동성명에는 '북한 비핵화'란 표현이 빠졌다. 앞서 발표된 미일 공동성명에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위해"라는 문구가 들어간데 반해 한미 공동성명엔 '북한 비핵화' 단어 대신 "북한 핵·탄도미사일 문제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임을 강조했다"는 표현만 들어갔다.

[서울=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접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2021.03.18 photo@newspim.com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18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동성명에서 비핵화라는 표현 자체가 빠진 것은 비핵화에 대해서 논의를 안 했다거나 비핵화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고, 그 표현이 제가 알기로는 '북한에 대해서 완전히 조율된 전략을 추진한다'라는 표현에 함축된 것으로 이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비핵화에 대해서는 북한 비핵화 문제가 계속 논의가 됐고, 그 논의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검토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미국 측은 한국 측이 제시한 의견이나 입장을 대북 정책 검토에 반영한다고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양국 사이에 이견이 없음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청와대에서 접견한 자리에서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한미가 각급에서 수시로 협의,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평가한다"며 "한미가 함께 공동의 포괄적 대북전략을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현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동맹국인 미국과 공조, 협력을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공동성명에 빠진 '북한의 비핵화'를 먼저 거론하며 한미 양국 간 시각차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일축했다.

한미 양국은 중국 문제를 놓고도 시각차를 보였다.

블링컨 장관은 외교·국방장관(2+2)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향해 "우리는 중국이 약속을 일관되게 어겼음을 분명히 인지하며, 중국의 공격적이고 권위적인 행동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어떤 행위를 낳고 있는지 논의했다"며 "중국의 행동으로 동맹 간에 공통된 접근을 펴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고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이어 "이러한 시기일수록 중국의 반 민주주의적 행동에 대항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는 함께해야 한다"고 한국의 동참을 요구했다.

미측은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는 "(중국과의 관계는) 적대적, 협력적, 경쟁적 관계라는 복잡성이 있다"며 "앞으로 한국과 긴밀히 협의해 도전과제를 극복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곧 한국에 인도태평양 지역의 대 중국 안보협의체인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가입) 플러스 참여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에 "쿼드, 쿼드 플러스에 대한 직접적인 논의는 없었다"며 "우리 정부는 포용성, 개방성, 투명성 등 협력 원칙에 부합하고, 국익과 지역 글로벌 평화 번영에 기여한다면 어떤 협의체와도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정부의 기존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이번 한미 외교‧국방장관 회의 계기에 우리의 신남방 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의 연계 협력을 통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동 안정과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은 논의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외교적인 수사로 피해가긴 했지만, 사실상 쿼드 논의를 했다고 보는 게 맞다"며 "공동발표문을 보면 사실상 쿼드의 방향성, 목적, 앞으로 할 것에 대한 내용들은 다 들어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의 쿼드 확장 의지는 분명하다. 미국도 (한국의 합류를)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은 당연히 동참하기를 공식적으로 요구해올 수 있으며, 그러면 한국 입장에서는 안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공동성명에 중국에 대한 언급이 빠졌는데, 하지만 미국은 넣고 싶었을 것이다. 다만 한국이 중국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을 회피하니 그 부분을 미국이 수용한 것인데, 대신 기자회견에선 불만을 표출하기라도 하듯이 중국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분명한 시각차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스틴, 블링컨 장관, 문 대통령,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사진=청와대] 2021.03.18 photo@newspim.com

청와대는 이같은 우려를 의식한듯 이번 회담에서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블링컨·오스틴 장관의 방한 의미와 관련,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부터 한미동맹이 공고한 기반 위에서 출범한다는 것"이라며 "한미동맹이 한반도와 동북아 세계 평화, 안보, 번영의 중심축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동력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북핵 문제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해결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며 "마지막으로 지역과 글로벌 문제에 관련한 협력을 증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nevermin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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