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르노삼성차가 판매 부진에 근무 일정을 조정했으나, 노조가 이에 반발해 지명파업에 들어가면서 노사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지난 15일부터 오는 5월 말까지 기존 2교대(주야간) 근무를 야간을 없앤 1교대로 바꾸고 시간당 생산량을 45대에서 60대로 조정하기로 했다. 1교대 근무로의 전환을 위해 1차 순환 휴직 대상자 271명이 유급 휴직을 진행키로 했다. 올해 생산량 목표치도 15만7000대였으나 10만대로 축소 조정했다.
르노삼성은 이번 근무 일정 조정은 판매 부진에 따른 것이다. 올해 2월까지 르노삼성의 내수 및 수출 실적은 11만6166대로 전년 대비 34.5% 감소했다. 올해 판매량도 1만3496대로 판매 실적이 좋지 않은 상태다.
[사진=르노삼성차] |
앞서 르노삼성은 본사의 경쟁력 강화 주문에 희망퇴직 등을 실시하며 기초 체력 재정비에 나선 바 있다.
여기에 르노그룹 제조·총괄임원인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도 지난달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찾아 스페인 공장에 비해 생산비용이 두 배에 달한다며 비용절감 등을 주문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시작된 '서비이벌 플랜'에 이어 교대근무 조정까지 시작되자 노조와의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노조는 확대간부 49명의 지명 파업을 시작으로 르노그룹이 있는 프랑스 원정 시위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9일부터 회사가 1교대 근무를 시행하고 정규직 272명 순환 휴업을 일방적으로 했다"며 "이에 맞서 대의원이 지명 파업을 하고 잔업·특근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지명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없지만, 평화적인 교섭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노조를 끝내 외면한다면 부분 파업과 전면 파업도 불사하고 르노그룹이 있는 프랑스 원정 시위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차량 판매 감소로 생산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 순환 휴직자에게도 통상 임금 100%를 지급한다"며 "판매 물량 변화 대응을 위한 생존 전략으로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재 르노삼성은 유럽 수출이 결정된 XM3를 주축으로 판매 실적을 다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특히 올해 신차 출시 계획도 없어 본사의 경쟁력 강화 주문 이행으로 추가 생산 물량을 받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면 파업이 아닌 일부 인원만 파업에 나섰지만, 노조 갈등 소식은 신차 물량 배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잘못하면 어렵게 배정받은 XM3 해외 수출도 끊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르노삼성의 XM3 연간 수출 물량은 5만대로 알려져 있다.
한편 르노삼성은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노사가 참여하는 고용안정위원회를 4차례 열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추가 논의 일정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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