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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사업 외치는 이통3사, 연구개발비 비중 '포털의 20분의 1' 불과

기사등록 : 2021-03-25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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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대비 평균 연구개발비중, 이통3사 1.13% vs 포털 19%
KT·LGU+은 연구개발비 1%도 안 돼…KT는 3년간 계속 하락세
'빅테크' '디지코' 강조하지만…현실은 아직 이동통신사업에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빅테크', '디지코' 등 탈통신을 표방하며 플랫폼 사업자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이 실제로 디지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신사업 개발 투자에는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통3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평균 1.13%였는데, 이는 대표적인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평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인 19%와 큰 격차를 보였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각각 2.3%, 0.66%, 0.44%였다. SK텔레콤은 이통3사 중 연구개발비 비중이 가장 높은 회사지만, 연구개발비 비중이 5년간 단 한 차례도 2.5%를 넘지 못했다.

이는 국내 주요 IT기업과 비교해도 턱없이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네이버는 매출액의 25.11%를 연구개발비로 썼고, 카카오도 12.9%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특히 지난 3년간 KT와 LG유플러스는 연구개발비 비중이 1%를 넘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KT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최근 5년 중 2017년 처음 2.48%로 최고점을 찍은 뒤 이듬해부터 0.75%, 0.68%, 0.66%로 미끄럼틀을 탔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미미하게나마 지난 2019년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높여온 것과 대비된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이동통신산업은 산업 특성상 연구개발비보다 설비투자비용(CAPEX)을 중심으로 봐야한다"며 "설비투자비용에 IDC 설립비용, 기술 개발 및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비용이 다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저마다 '탈통신'을 내세우며 이동통신사업의 매출 비중을 줄이고 인공지능(AI), 커머스, 클라우드, 콘텐츠 등 플랫폼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과는 결이 맞지 않는다.

이통사들은 글로벌 이동통신기업들의 연구개발비 비중도 높지 않다며 산업 특성을 재차 강조하지만,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의 비통신 매출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탈통신'의 장기적 성공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높은 연구개발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의 인텔리전스 보고서는 2019년 기준 글로벌 이동통신 사업자의 매출 중 미디어와 B2B, 클라우드 등 비통신 영역 매출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이 같은 흐름을 한국 사업자가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이동통신사업자 중 비통신 부문 매출이 가장 높은 사업자 3위는 KT(31%)가, 4위는 SK텔레콤(29%)이 차지했다.

한 ICT 전문가는 "산업 특성이 달라 다른 IT기업의 연구개발비와 이통사의 연구개발비를 단순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도 "이통사들이 정말 자사를 플랫폼 사업자로서 일반 IT기업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해주길 원한다면 기업 규모나 IT기업에 걸맞은 수준으로 연구개발비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nana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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