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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4·7 보선 관전포인트는? ①집토끼 '투표율' ②부동산 투기 '심판론'

기사등록 : 2021-03-2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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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낮은 보선 투표율..."여당에 유리"
LH 사태 이은 부동산 공방..."야당에 유리"

[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서울 선거는 25일 공식 선거 개시일부터 '정권 지원론' vs '정권 심판론'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문재인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의 악재로 집권 이후 지지율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야당이 주장하는 '정권 심판론'이 미칠 영향을 확신할 순 없는 상황이다.

선거일까지 13일의 시간이 남아 있고 민심은 순식간에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섣부른 예단은 위험하다. 

4선 국회의원에 현 정부 장관을 지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재선 서울시장 출신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맞대결은 후보 자체로만 보면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다. 한국 최초의 여성 메인 앵커 기자 출신인 박 후보와 스타 변호사 출신 오 후보의 대중성 또한 비슷하다.

이에 양측은 남은 2주 동안 지지자 결집을 위한 네거티브 선거전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야당에 갈수록 밀리며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여당은 네거티브 공방으로 강성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 가능성이 높다. 

실제 박 후보는 오 후보의 내곡동 보금자리 주택지구 지정 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 오 후보는 박 후보 배우자의 일본 도쿄 아파트 소유 의혹으로 맞받고 있다.

공방이 부동산 의혹 중심으로 흐르면서 네거티브 전략이 여당에 결코 유리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이 LH 사태로 폭발한 현 상황에서 부동산 공방을 벌이는 건 자충수가 될 위험이 크다.

30%대의 낮은 보선 투표율은 여당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투표율은 예단할 수 없다. 야당은 범야권 단일후보가 된 오 후보를 중심으로 보수 결집이 이루어지면 충분히 승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관전 포인트로 ▲투표율 ▲부동산 사태 ▲네거티브 공방 ▲야권의 화학적 결합 등을 꼽았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23일 서울 중구 서울유스호스텔 생활치료센터에 마련된 특별사전투표소에서 코로나19 대비 사전 투표 모의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2021.03.23 dlsgur9757@newspim.com

◆ 30%대 낮은 보선 투표율..."여당에 유리"

어느 선거에서나 승패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투표율은 4·7 보궐선거에서도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상 투표율이 낮을수록 열혈 지지층이 많은 정당이 우세하다는 분석에 비춰보면 낮은 투표율은 여권에 유리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대통령 선거일, 국회의원 총선거일과 달리 공휴일이 아닌 보궐선거는 평균 30%대인 낮은 투표율을 기록해왔다.

민주당은 서울 지역 국회의원 49명 중 41명, 구청장·시의원 중 90% 이상을 차지하며 서울 내 강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보궐선거는 평균 투표율이 30%로 투표율이 높지 않다"며 "결국 낮은 투표율에선 열혈 지지층이 많은 정당, 조직이 강한 정당이 유리하게 돼 있다. 여론조사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다. 투표율이 낮으면 민주당이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여야 유불리의 기준은 50% 정도가 될 것"이라며 "투표율이 50% 이상이 넘으면 야당에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 역대 투표율을 보면, 지난 2011년 오 후보가 시장 재선 당시 중도사퇴하고 치러진 10·26 보궐선거는 48.6%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나경원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2011년엔 사전투표 제도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이후의 보궐선거 투표율이 높아진 건 아니다. 역대 보선 전체 투표율은 2~30%대에 그쳤고 사전투표도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3년 4.24 보선 때도 투표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신 교수는 이번 선거의 예상 투표율에 대해 "투표율 예측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면서도 "높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으면 '분노 투표'로 인해 야당에 유리하다"며 "분노의 대상이 야당인 경우는 전 지구상에 아직 없다. 칭찬하려고 투표장에 가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서울시 노인복지 정책 간담회에서 손인사를 하고 있다. 2021.03.24 photo@newspim.com

◆ LH 사태...'부동산 심판론' 이어 네거티브 공방까지

문재인 정권에 대한 부동산 심판론도 분노한 민심을 투표장으로 끌어들여 야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25번이나 수정을 거듭한 부동산 정책 실패에 더해 LH 사태까지 터지면서 부동산 민심이 여권에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국면이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동선대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당 입장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굉장히 중요하면서 일방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며 "LH 사태도 마찬가지다. 현 정권의 부동산 악재를 타개하려고 오 후보의 내곡동 땅을 포장해서 덮으려고 하는데 파괴력은 없다. 오히려 투기 의혹 등 부동산 사태는 야권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영세 의원은 그러면서 "여권에서 계속해서 네거티브를 할텐데 그렇게 먹히진 않을 거라고 본다"며 "엘시티나 내곡동 의혹은 이미 지나간 이슈다. 정말 문제가 있었다면 21대 국회 들어와서 특검을 하든 다시 문제를 제기했을 텐데 갑자기 선거 때 들고 나왔기 때문에 근거도 없고 영향도 크게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LH 사태는 부동산 문제를 넘어 공정에 관한 문제"라며 "인천국제공항,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며 불공정에 대한 불만이 계속 쌓인 상태에서 LH 투기 의혹이 터지니 민심이 폭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불공정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다 LH 부동산 투기와 만나 터진 것"이라며 "LH 사태는 잊혀져도 이 분노는 계속 갈 것이다. 그러니 민주당도 당황해서 야당의 부동산 의혹 등을 끌어들이는데 이게 민심에 작용했다면 지금 지지율 격차가 최소한 더 벌어지면 안 된다. 그런데 지금 더 벌어지고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네거티브가 불을 뿜을 것 같다"며 "특히 반전 이슈를 찾기 쉽지 않은 민주당이 네거티브에 거의 올인하지 않을까 싶은데 여권에서 포인트를 잘못 짚었다. 네거티브는 언제나 부작용이 있는데다가 이 네거티브 공방이 부동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가격 급상승에 대해 국민적 불만이 누적돼 있는 상태에서 LH 사태를 비롯해 여당 관련 투기가 간헐적으로 터져 나오는 상황"이라며 "이 이슈를 자꾸 건드리면 오히려 여권에 부작용으로 작용한다. 본인들이 (아무 의혹이 없는) 깨끗한 상태에서 문제를 제기했다면 설득력을 갖겠지만 그렇지 못 하니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여당에서 무릎을 칠 만한 이슈를 던지거나, 국민의힘 후보들이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이상 야권에 유리한 국면을 타개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 문제 등 네거티브 공방이 여권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포옹을 하고 있다. 2021.03.24 kilroy023@newspim.com

◆ 野, 단일화 성공...'화학적 결합' 통한 보수 결집

야권 단일화에 성공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본격 선거전을 앞두고 화학적 결합을 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2030세대, 중도층, 무당층을 대표하는 안 대표가 적극적이지 않으면 중도·무당층의 이탈은 불가피하다.

단일화 경선을 펼친 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23일 단일화에는 성공했지만 따로 회견을 갖고 서로 만나는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이에 국민의힘은 안 대표를 끌어안기 위한 방식을 두고 고심 중이다.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에선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루며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힘을 실어준 안 대표를 패잔병 취급하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전까지 안 대표에게 '공동 혁신 비대위원장(가칭)' 등 공동 당 대표급의 명분을 줘 자연스러운 합당이 이뤄지게 하는 방식을 고민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합당 추진 속도가 급물살을 타게 되면 '화학적 결합'을 통한 보수 결집 효과는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신 교수는 "화학적 결합이란 한 몸이 된다는 건데 정치에서 그런 일은 없다"면서도 "필요에 의해 움직이는 건 있다. 필요하면 적과도 손 잡을 잡는 것이 정치다. 그런 측면에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최소한의 필요성은 갖고 있다. 선거 운동은 삐그덕거리는 소리 없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대표 지지자들이 오 후보를 지지하는 '순증 효과'는 안 대표의 향후 선거운동 행보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야권 단일화 결과에 승복하며 오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 제안을 수락한 상태다. 

jool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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