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최장기 매도세로 개인 투자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 국민연금이 국내주식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다만 기금위 내부에서도 비중 조정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이들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오는 26일 정기 회의를 열고 리밸런싱(자산비중 재조정) 체계 검토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주식 자산 목표 비중을 조정하는 안과 투자허용 범위를 늘리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1년도 제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2.24 dlsgur9757@newspim.com |
기금위 한 관계자는 "26일 국민연금 기금 리밸런싱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맞지만 국내주식 자산 목표 비중을 조정할지 투자허용 범위를 조정할지는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자산 목표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중장기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앞서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지난해 말 17.3%에서 올해 말 16.8%, 2025년 말 15% 내외로 점차 줄여가기로 기금운용계획을 결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자산 평가금액은 176조7000억원으로 전체 기금 833조7000억원의 21.2%에 달했다. 이는 올해 목표비중 16.8%의 허용 오차 4.4%p를 초과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 여론에 떠밀려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늘리면 해외주식 비중을 늘리려던 국민연금의 당초 계획도 변경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기금위가 투자허용 범위를 늘리는 전략적 자산배분(SAA)을 조정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AA는 국민연금의 별다른 판단 없이 단순히 시장 움직임에 따른 자산 비중 변화에 대한 허용 범위를 말한다. 가령,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 등은 그대로인데 주가 변동으로 주식 가치가 상승 또는 하락했을 때 이를 허용하는 범위다.
앞서 국민연금 산하 투자정책 전문위원회(투정위)도 지난 17일 회의에서 SAA 목표비중 이탈 허용범위를 확대하는 2가지 안건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정위는 당시 회의에서 SAA 목표비중 이탈 허용범위를 기존 ±2%에서 ±3%, ±3.5%로 늘리는 2개 안을 검토한 뒤 26일 기금위에 이를 보고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문제를 두고 기금위 내부에서도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태다.
찬성 측은 자산비중을 소폭 재조정하더라도 기금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특히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주가 하락의 원흉으로 지목된 국민연금이 최대한 융통성을 발휘해야할 순간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굳이 기존 계획을 변경해야 할 필요성이 있느냐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단순히 개인 투자자의 여론을 의식해 중장기 계획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한 기금위원은 "국민연금기금운용 리밸런싱 체계를 검토하더라도 반드시 통과가 유력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내부적으로 찬반 의견이 팽팽한 상태인 만큼 지금으로서는 결과를 단언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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