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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 연임…'인보사 사태' 돌파구 찾는다

기사등록 : 2021-03-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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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석 대표 재선임…3년간 단독체제로 회사 운영
인보사 사태 후 위기…상장폐지 위기에 기술수출 계약 파기까지
미국 임상 재개·코오롱바이오텍 설립 등 돌파구 마련 '과제'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인보사 사태'로 바이오 업계 전반에 논란을 빚었던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재선임됐다. 네 번째 연임을 하게 된 이 대표는 앞으로 임기 3년간 재판을 비롯해 인보사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재도약 발판을 마련할 전망이다.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25일 개최한 제2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우석 대표를 재선임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기존에 이우석, 박문희 각자대표 이사체제로 운영돼 왔으나 박 대표가 사임하면서 이 대표는 향후 3년간 단독으로 회사를 운영하게 됐다. 이 대표는 2012년부터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를 맡아 왔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는 코오롱티슈진 대표이사도 겸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취소 결정을 받은 것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 발표를 앞두고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2019.07.04 leehs@newspim.com

◆ 코오롱생명과학 위기의 시작 '인보사 사태'

코오롱생명과학이 위기에 놓인 것은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허가취소 때문이다. 인보사 사태는 이 대표가 회사를 운영하던 당시 발생한 문제라, 이번 연임은 사실상 인보사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재판 등을 마무리짓기 위한 인사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인보사는 2017년 국내 최초 유전자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3상 시험을 승인받아 진행하던 중 주성분 하나가 허가사항에 기재된 세포와 다르다는 것이 드러났다.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을 당시에는 주 성분이 연골세포라고 했지만, 이 세포는 신장유래세포였다.

세포가 뒤바뀐 사실이 알려지면서 식약처는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미국에서도 임상이 중단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때 19만원을 넘었던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는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실적도 좋지 않다. 최근 4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손실 258억원, 4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흑자를 내지 못하면 내년에는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인보사 개발과 미국 임상을 위해 현지에 설립된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사태의 직격타를 맞아 상장폐지의 기로에 놓였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말 상장폐지 개선 기간을 부여 받았다.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 외에 기술수출 계약 파기로 인한 손실도 있다. 인보사는 허가 승인 전인 2016년 5000억원을 받고 일본 미쓰비시다나베에 인보사를 기술수출했다. 성분이 뒤바뀐 사실이 알려지자 미쓰비시다나베는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수출계약금 반환 소송을 냈다. ICC는 미쓰비시다나베의 손을 들어 주며 코오롱생명과학에 기술수출 계약금 25억엔(약 264억원)을 비롯해 손해배상액, 이자액 등 430억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 이 대표의 숙제, 인보사 이후 '돌파구' 마련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검찰은 관계자들을 기소했고, 이 대표는 구속됐다가 지난해 7월 석방돼 불구속 기소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기소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회사를 직접 경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사태 전후에 경영을 담당했던 이 대표가 회사의 회생 기회와 관련해서도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사태 이후 돌파구를 찾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5월 인보사의 미국 임상을 재개했다. 성분이 뒤바뀐 사실이 알려지면서 임상 중단을 통보했던 FDA가 11개월만에 임상 재개가 가능하다는 통보를 한 것이다. FDA는 인보사 구성성분에 대한 특성 분석, 성분변화 발생 경위, 향후 조치사항 등 자료를 검토했다. 뒤바뀐 성분으로도 안전성과 약효를 증명한다면 상용화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국내에서는 의약품위탁생산(CMO) 사업에 진출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바이오의약품 제조부문을 물적분할해 '코오롱바이오텍'을 신설했다. 기존 인보사 생산에 활용했던 충주 공장을 CMO 사업 기지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측은 이와 관련 "사업 역량을 집중해 전문성과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을 개척해 성장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이번 주총으로 이 대표가 재선임됐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보사 사태의 해결과 추후 회사의 돌파구 마련 등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allzer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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