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양승태 사법부 당시 벌어진 '사법농단' 사건 관련자 중 처음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민걸·이규진 전 부장판사가 모두 1심에 불복해 항소했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이민걸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윤종섭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은 전날 항소했다.
앞서 이들은 양승태 사법부 당시 헌법재판소와의 관계에서 위상을 차지하기 위해 헌재 내부 정보를 수집하도록 지시하고, 통합진보당 행정소송과 관련해 법원행정처의 판결 가이드라인을 일선 재판부에 전달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19년 기소됐다.
이민걸 부장판사(좌)와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우) [사진=뉴스핌DB] |
1심 재판부는 23일 이 전 부장판사에게 징역 10월 및 집행유예 2년을, 이 전 상임위원에게 징역 1년6월 및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사법농단 사건과 관련해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두 사람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이들이 법원행정처 심의관과 일선 법원 법관들에게 위법 부당한 지시를 내리면서 법관의 재판 독립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전 상임위원의 경우 "헌법재판소 파견 판사를 통해 헌재 내부 정보를 전달하게 했고, 자신 스스로도 판사이면서 법관들에게 행정처 권고에 따라 판결을 결정하게 하거나 아예 아무런 판단을 내리지 못하게 해 구체화된 재판권 행사를 두 번이나 방해하는 등 중대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인권법연구회 산하 인권보장을 위한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을 와해 시도한 것과 관련해서도 "직전 회장임에도 중복가입 해소조치에 가담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이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닌 점과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최대한 협조한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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