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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동의 보험 MONEY] 4세대 실손보험부터 병원 자주가면 '할증'

기사등록 : 2021-03-3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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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이전 가입자 보험료 낮은 상품으로 갈아타
과거 실손보험 손해율 더 높아져...보험료 인상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은 없죠. 요람부터 무덤까지 보험 혜택을 받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보험을 제대로 알고 가입하고, 활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보험 MONEY에서는 보험 상품과 보상에 대한 상식을 전달합니다. 알수록 돈이 되는 보험이야기 함께 하시죠.[편집자주]

올해 초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인상률이 보험업계에 화두였다. 실손보험료 인상 폭이 최대 20% 가까이 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2009년 이전 가입한 실손보험은 5년 갱신 상품이 있다. 이런 상품은 5년치 상승분이 한꺼번에 반영, 보험료가 2배 이상 인상되기도 했다. 그런데 보험료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가팔라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이에 병원에 자주 가지 않았던 실손보험 가입자라면 갈아타는 게 현명하다는 게 업계의 조언이다.

◆ 실손보험, 왜 매년 오를까?

실손보험료가 왜 매년 오를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하려면, 시기별 실손보험 구조와 함께 손해율에 따른 보험료 조정을 파악해야 한다.

실손보험은 ▲2009년 10월 이전, 1세대 ▲2009년 10월~2017년 3월, 2세대 ▲2017년 4월~오는 6월 3세대 ▲2021년 7월 이후, 4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

실손보험은 2000년 초반 삼성화재가 가장 먼저 개발, 판매를 시작했다. 이 상품이 인기를 끌자 경쟁사들도 뛰어들었다. 당시 실손보험은 자기부담금이 전혀 없는 상품이 대부분이었고, 갱신시기도 5년 등으로 길었다. 즉 실손보험 가입자가 병원에 가면 의료비를 한푼도 내지 않으며, 5년 동안 보험료도 오르지 않았다. 흔히 구(舊)실손보험으로 부른다.

상품이 많이 판매되고 의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자 금융당국이 나서서 2009년 10월 이후 실손보험 구조를 통일화했다. 이에 표준화실손보험으로 구분한다. 표준화실손보험은 가입자의 자기부담금이 생겼다. 자기부담금은 가입 당시 10%와 20% 중 선택할 수 있었으며, 통상 10%를 선택했다.

2017년 4월 표준화실손보험을 다시 한번 개정, 3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했다. 자기부담금은 모두 20%로 상향 조정됐다. 또 손해율 상승 주범으로 지목된 도수치료나 비급여주사제, MRI 등 3가지 담보가 주계약에서 특약으로 변경됐다. 특약의 자기부담금은 30%로 높아졌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시기별 실손의료보험 주요 특징 2021.03.29 0I087094891@newspim.com

오는 7월 4세대 실손보험이 나온다. 4세대 실손보험은 사고가 나면 보험료가 인상되는 자동차보험처럼, 병원에 많이 가면 할증되는 구조다.

실손보험은 지속적으로 자기부담금이 높아진 반면 보험혜택은 줄어들어왔다. 이처럼 가입자가 불리한 조건으로 개정된 것은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진 탓이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와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다. 보험료를 많이 받거나 보험금 지급이 줄면 손해율이 낮아진다. 반면 보험료가 줄어들거나 보험금 지급이 많아지면 손해율이 높아지는 구조다. 100원을 받아 80원을 지급하면 손해율은 80%, 120원을 지급하면 120%가 된다.

가입시기별 손해율(2020년 상반기 기준)은 ▲구실손보험 143% ▲표준화실손보험 132% ▲3세대 실손보험 105% 등이다. 자기부담금이 낮았던 과거상품일수록 손해율이 높게 집계됐다.

문제는 구·표준화실손보험은 현재 판매를 중단, 신규 가입을 할 수 없으며 가입자의 평균 연령은 지속적으로 높아진다. 이는 곧 신규가입자의 보험료를 더 모집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보험료 감소를 의미한다. 또 평균연령이 높을수록 의료비는 커진다. 의료비 증가는 보험금 지급 증가를 뜻한다. 손해율 공식에서 분모는 줄어들고 분자는 커져, 지속적으로 손해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손해율이 너무 높게 상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험사는 기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높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 보험료 인상폭, 더 가팔라진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구·표준화실손보험의 손해율이 급격히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구·표준화실손보험 가입자 중 건강한 사람은 갈수록 인상되는 보험료 부담에 3세대·4세대 실손보험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병원에 자주 가는 가입자는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적은 구·표준화실손보험에 남아 있을 확률이 높다. 이렇게 되면 보험료는 줄어들고 보험금 지급은 커진다. 손해율 상승 압박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구·표준화실손보험을 3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영업현장에서는 구·표준화실손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3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라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건강하고 젊은 고객은 7월 이후 4세대 실손보험 전환을 희망하고 있다.

병원에 자주 가지 않는다면 매월 납입하는 보험료만 부담될 뿐 보험금을 탈 확률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질병이 아닌 사고 등으로 병원에 가는 것이라면 구실손보험이나 3세대 실손보험의 혜택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구·표준화실손보험은 올해 10%대로 보험료가 올랐다"면서 "향후 보험료 인상폭은 더 가팔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병원에 자주 가지 않는다면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실손보험을 갈아타는 게 현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0I0870948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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