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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만에 사명 바꾼 한국야쿠르트, '2세 경영'신호탄? '전문유통기업' 확장?

기사등록 : 2021-03-30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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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경영 신호탄 보다 '체질전환'이 핵심
사업다각화 하는 hy, '프레딧' 앞세울 듯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한국야쿠르트가 창립 52년 만에 사명을 'hy'로 바꾸고 기존 식음료 기업 이미지를 넘어서 '유통전문기업'으로써의 새출발을 알렸다.

일각에서는 윤호중 회장이 다시금 경영 일선에 나서 사업을 진두지휘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그러나 한국야쿠르트가 사명을 hy로 바꾸면서 ESG경영(환경·사회·지배구조)도 강조하고 나선만큼, 기존의 오너와 전문경영인 체제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는 전날 사명을 hy로 바꿨다. 새 사명은 식음료 기업에 한정되었던 기존 이미지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 가려는 의지를 담았다. 앞으로 핵심 역량인 '냉장배송 네트워크'에 '물류' 기능을 더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집중할 모양새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한국야쿠르트. 2021.03.29 jellyfish@newspim.com

◆hy로 사명 바꾸는 배경은 2세 경영 신호탄?…유통전문기업 체질전환?

한국야쿠르트는 사명을 hy로 바꾸면서 '유통전문기업'으로의 체질전환을 꾀하는 모양새다. 이날 한국야쿠르트는 식음료 기업 이미지를 넘어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를 통해 향후 100년을 향한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hy의 '2세 경영'에 대한 신호탄으로 보기도 한다. 윤 회장이 hy의 지주사인 팔도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어 전문 경영인 대신 경영 전면에 다시 나설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어서다. 팔도는 지배구조의 핵심인 hy의 지분 40.83%를 갖고 있다.

그러나 hy의 지난 3년간의 행보를 볼 때, 이번 결정은, 경영 운전대를 누가 잡느냐보다는 '체질전환'이 핵심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윤 회장 역시 지난해 취임하면서 "선대의 결정에 따라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hy는 이미 체질전환의 필요성을 이전부터 느껴왔다. 이유는 hy가 지난 몇년 간 부진을 면치 못한것에 기인한다. 특히 윤 회장이 부회장이던 시절 자신이 주도했던 신사업들이 부진했던 탓에 hy는 실적이 좋지 못했다.

일례로 윤 부회장이 주도해 지난 2009년 인수한 능률교육(현 엔이능률)은 2018년 당기손실 44억 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hy는 2019년에도 매출 1조 원을 넘겼지만,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1969년 창사 이래 첫 순손실을 기록했다.

때문에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hy는 '유통'에 힘쓰기로 한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유통 시장이 강세라는 점을 포착해 이를 활용한 것이다.

또 체질전환을 이뤄내기 위한 사업인 '프레딧' 온라인 몰 관련한 결정사항 역시 전문 경영인인 김병진 hy 대표가 맡아서 하고 있다.

김 대표가 이끄는 '프레딧'은 준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3월 기준으로 회원수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경쟁력을 가진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김 대표는 온라인몰 저녁배송서비스까지 강화했다. 결국 사명을 hy로 바꾸고 대대적인 변화에 나선 것은 실적 악화에 따른 '체질개선'이 골자인 셈이다.

hy 관계자는 "'(주)hy'는 국내 최초 한국형 유산균 개발을 시작으로 건강기능식품, 신선간편식, 친환경·비건 온라인몰 등 새로움에 도전하며 국내 소비 트렌드를 이끌어 왔다"며 "이번 사명과 CI변경을 계기로 물류, 채널,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한 사업영역으로 과감히 확장해 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한국야쿠르트 '프레딧'. [사진=한국야쿠르트] 2021.03.29 jellyfish@newspim.com

◆사업 다각화 하는 hy 전망은?

hy는 올해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높여 자회사 손실을 줄이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올해 사업 영역을 B2B(기업간 거래)로 확장하고, 프레딧을 통한 배송서비스를 강화하며 온라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미 hy는 사업 다각화를 위한 밑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해왔다. 지난해 말 온라인 라이프스타일 몰 '프레딧'을 선보인 것이 단적인 예다. 프레딧은 식품 중심의 제품 카테고리를 뷰티·바디케어, 생활, 여성, 유아용품으로 확대한 온라인 몰이다.

사실 프레딧도 이전에 준비과정이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전문경영인 김병진 대표는 앞서 2019년 자체 온라인몰인 '하이프레시'에 종가집, 본죽, 비비고 브랜드 제품들을 들여놓고 이 제품을 프레시매니저를 통해 판매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이를 위해서 프래시매니저들이 이용하는 '냉동 판매차량'의 보급 등에 힘썼다.

그 결과 온라인몰 매출은 2017년 90억 원에 불과했으나 2019년 277억 원까지 성장했다. 김 대표는 자신감을 얻었고 2020년 다시 온라인몰을 개편해 라이프 스타일 편집숍 '프레딧'으로 만들었다.

프레딧을 론칭하면서 hy는 오는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액 2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이를 위해서 '정직한 신선 유기농 선별샵'이라는 콘셉트를 주제로 정했다.

주제와 일맥상통하게 프레딧은 엄격한 입점 기준을 자부한다. 화장품, 생활용품 등의 경우 유기농, 비건, 천연·자연 유래 성분의 함량을 공개하거나 동물보호, 친환경 등 클린뷰티 가치를 추구하는 제품에 한해서만 취급·판매한다. 모든 제품의 제조 성분과 관련 인증서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한다.

또 고객이 입력한 정보에 따라 상품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와 함께 전 제품 정기배송이 가능하다. 제품 할인과 체험 혜택을 제공하는 유료 회원제 서비스인 프레딧 클럽도 운영하고 있다. 주문수량, 금액에 관계없이 전국 1만1000명 프레시 매니저가 배송비 없이 전달하는 것도 특징이다.

온라인 주문건수도 꾸준히 성장 중이다. 2020년 총 주문건수는 150만건으로 전년 대비 98만건 증가했다. 2017년 신선간편식 '잇츠온' 론칭 이후 매년 40%였던 증가폭은 지난해 언택트 소비 트렌드와 맞물리며 191% 고성장을 기록했다.

성장을 견인한 주역은 '무료배송과 정기배송 서비스'다. 금액에 관계없이 단 한 개의 제품이라도 집 앞까지 무료로 전달해 준다. 계란, 생리대 등 구매 주기가 일정한 제품은 정기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프레딧 앱'에 원하는 요일과 결제정보만 등록하면 일정에 맞춰 배송한다.

hy 관계자는 "'프레딧'은 가입고객 100만을 보유한 자사몰로서 플랫폼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업계를 대표하는 '종합유통 온라인몰'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ellyfi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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