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국내주식 비중 확대 문제를 놓고 개인 투자자들의 질타를 받고 있는 국민연금이 공격적으로 해외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내주식에 비해 수익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이유인데, 그만큼 손실 위험도 커 리스크 관리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영국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로 알려진 BC파트너스 지분을 인수했다. BC 파트너스는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에 한화 약 45조 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곳이다. 국민연금이 취득한 BC파트너스의 지분 규모는 약 20% 안팎으로 투자금액은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공단 본부 전경 [사진=국민연금공단] 2020.06.10 kebjun@newspim.com |
국민연금은 현재 미국 헬먼&프리드먼이 조성하는 220억달러(한화 약 22조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에도 2200억원 규모를 출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이처럼 해외투자에 적극 나서는 데는 국내투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종합계획' 자료를 보면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수익률은 국내투자가 3.69%, 해외투자가 10.06%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를 통해 해외주식과 해외채권에서 직접운용을 확대하는 등 해외투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계획은 지난 2019년 35%수준에서 2024년까지 50%로 확대하고 2025년에는 55%로 늘리는 방안으로 수립된 상태다. 국민연금은 지난 1월 해외증권 투자부문 조직인 해외증권실을 해외주식실과 해외채권실로 분리·확대하는 등 해외투자를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해외 위험자산(주식·대체투자) 투자가 가파르게 늘면서 이에 대한 손실 위험성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환율 급락 등으로 인한 리스크가 크고 국내주식시장에 비해 변동성이 커 손실 방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해외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는데, 수익 다변화 측면에서 분명 바람직한 포트폴리오 변화로 보이지만 높은 수익률은 그만큼 손실 가능성도 높다는 뜻"이라며 "물론 국민연금이 나름대로 위험관리 방안을 촘촘하게 수립했겠지만 모든 위험 가능성에 대비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해외투자에 보다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역시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위험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위험관리 방안에 고심 중이다. 일단 내부적으로 해외채권 위험분석과 대체투자 위험관리 시스템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대부분 위탁운용 하던 해외주식을 해외사무소에서 직접운용 하는 등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현재는 기금이 축적되고 유동성이 풍부해 공격적으로 수익률을 추구해야 하는 시기여서 해외투자 확대를 결정한 것"이라며 "중장기 계획에 따라 해외투자 리스크 관리 방안도 꾸준히 시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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